잔여임기 3개월 앞둬 금융계 관심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변수 될까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금융감독원이 28일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조사를 끝냈다. 평가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지만,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향후 거취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홈페이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그룹 홈페이지)

2017년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28일까지 약 3주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검사하는 경영실태평가는 경영부실 위험을 적기에 파악해 조치하기 위해 실시한다. △자본 적정성(C) △자산 건전성(A) △경영관리 적정성(M) △수익성(E) △유동성(L) △시장리스크에 대한 민감도(S) 등 6개 항목(CAMELS)을 평가하며, 결과에 따라 금융회사를 1~5등급으로 매긴다. 이번 조사에서는 2년 전 평가 당시 문제로 지적됐던 경영지배구조 안정성과 최근 제재를 받은 경영진 활동비 등도 점검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검사 결과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지완 회장의 연임에 변수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앞서 BNK금융지주는 이례적으로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수정했다. 만 70세부터 연임을 제한한 다른 금융지주와는 달리 횟수로 연임을 제한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만 73세인 김 회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사전 정비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물러난 불안정한 내부 상황에서 회장 자리에 앉은 김 회장은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한 5,021억 원으로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순익을 실현하며 굳건히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룹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45%에서 0.55%로 상승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77%에서 6.75%로 개선됐다.

하지만 주가 하락 문제와 최근 하락세를 그리는 실적이 연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51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576억 원보다 64억 원이 감소했다. 

또한 BNK금융그룹의 부진한 주가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김 회장이 취임하기 바로 전인 2017년 9월 26일 종가 기준 BNK금융의 주가는 1만50원을 기록했다. 성 전 회장의 CEO 리스크로 연초 8,00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금세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 회장 취임 후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2017년 말 9,000원 초반대로 하락했던 주가는 지난해 3월 1만1,000원 대로 상승했지만, 그 이후로 내리막을 거듭해 현재 6,000원 중후반대에서 7,000원대 초반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주력 은행계열사인 부산은행의 ‘채용 비리’ 혐의와 경남은행의 ‘과다 대출 금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부산은행 신입 행원 선발 과정에서 최종 합격자 76명 중 13명의 점수가 조작됐다. 이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박재경 전 BNK금융지주 사장과 강동주 전 BNK저축은행 대표는 구속됐다.  

채용 비리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경남은행에서는 과다 대출금리 문제가 불거졌다. 경남은행은 최근 5년간 1만2000명에게, 25억 원에 달하는 과도한 대출 금리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경남은행은 “직원들이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규모와 피해 고객 수를 살펴보면 ‘고의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BNK금융은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 3월 300원 현금배당과 4월 경영진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 회장도 4월 자사주 1만 주를 추가 매입하고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해외 IR(기업설명회)을 시행하는 노력을 이어갔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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