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경기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불거진 사건 관련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이 사과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보건복지부는 공식 SNS를 통해 박능후 장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피해 아동과 부모,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며 “신속하고 세심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어린이집 대상 교육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사과는 같은 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박 장관의 발언 때문에 나왔다. 이날 박 장관은 이른바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 관련 대책에 대해 “아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거 같다”며 “사실을 확인해야겠다”고 발언했다.

박 장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 성폭력 관점으로 보면 안 되고, 발달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도 있다”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은 지난달 말 5세 여아를 둔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 아동 부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이 또래 남아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적었다. 성폭력은 어린이집과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에서도 이뤄졌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어린아이 사이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이라고 해도 박 장관의 발언이 가해자 중심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은 오현주 대변인을 통해 “박 장관의 발언이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 발언으로 피해 아동과 부모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명백한 잘못에도 장관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SNS로 사과문을 올리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지적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트위터와 같은 SNS상에서는 박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국가가 나서서 가해자를 두둔하는 꼴”, “글 몇 줄로 무마할 수 있는 잘못이 아니다”, “장관의 발언이 2차 가해”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까지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3일 해당 사건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를 준 남아가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만 5세 아동이기 때문에 처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경찰은 CCTV와 피해아동 부모, 어린이집 원장, 가해 아동 부모 등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