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오는 10일 만료되는 임기를 마치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3일 황교안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황 대표의 사실상 ‘불신임’ 결정은 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열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재신임을 얻겠다고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이뤄졌다. 전날에도 황 대표는 공식 당 업무에 복귀한 2일 당직자 35명의 일괄 사표를 받은 후 즉시 주요 당직자 7명의 인선을 단행한 바 있다. 단식을 마친 황 대표의 ‘읍참마속(泣斬馬謖·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 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가차없이 버림)’ 결의에 나 원내대표도 포함된 셈이다.

당내에서는 최고위원회가 의원 투표로 뽑힌 원내대표의 거취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지 논란이 일었다. 홍일표 한국당 의원은 4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만 있다”며 “의원총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가 나서서 임기연장을 불허한 것은 권한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하며 한국당에 뼈아픈 지적을 날린 김세연 의원 역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고위에서 원내대표 임기 연장의 해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의 지배구조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당의 말기 증세”라고 꼬집었다.

당초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강하게 바랐던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해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임기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마는 오직 국민의 행복과 대한민국의 발전 그리고 당의 승리를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안건을 ‘국회 협상 보고’로 변경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며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자유한국당 승리를 위한 그 어떠한 소명과 책무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주시고 또 믿어주신 국민 여러분과 의원님들 그리고 당직자와 보좌진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3선 중진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이 전날 공식적으로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 밖에 4선의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동구)과 5선의 심재철(경기 안양시동안구을) 의원이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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