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4~5%·중소형사 5~6% 보험개발원에 검증 의뢰
실손보험료도 25% 인상 주장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실손보험,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인상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올해 상반기 손보사들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29.1%에 달한다. 이는 손해율 최고치를 찍었던 2016년(131.3%)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역시 지난 11월 기준(가마감) 대형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손해율이 100%를 넘기거나 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의 경영 악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어 내년 초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큰 폭의 인상이 예상돼 소비자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해율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이 내년에 자동차 보험료를 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사가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대형사는 4~5% 인상안을, 중소형사는 5~6% 인상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은 통상 인상 요인을 분석한 검증 결과를 2주 이내에 각 보험사에 회신한다. 보험사는 이후 인상된 요율을 전산에 반영해 내년 초부터 책임개시일이 시작되는 자동차보험에 인상된 보험료를 적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올해 1월과 6월 각각 3~4%, 1~1.6% 수준으로 보험료를 두 차례 인상했지만, 손해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 적어도 5%는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1월 기준 100%를 넘어섰다. KB손해보험도 99.6%에 달한다.

적정 손해율은 80%이지만 올 1~10월 누계 손해율이 90.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포인트 올랐다. 자동차 보험 적자 폭은 1조 5,0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다. 업계는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한방진료 급증과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에 비해 올해 보험료 인상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한방 경상 환자는 지난해보다 26% 증가했고, 자동차 1대당 공임, 도장료가 10.5%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에 각 사가 몇 프로의 인상폭을 써냈는지는 모르지만, 적자 규모를 따져봤을 때 내년 초 자동차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을 높게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손보험료 인상 또한 확실시 되고있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공·사 보험 정책협의체 회의를 열고 내년 실손보험료 조정폭을 권고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 증가하고, 적자 규모가 연간 1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자 보험료 인상률 상한인 25%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의료 이용이 늘어 비급여 항목 진료가 늘어났다는 것. 

반면, 공사 보험정책협의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문재인 케어에 따른 보험료 절감 효과를 기반으로 실손보험료 조정 폭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라 보험사가 얻는 반사이익을 고려해 인상폭을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간담회에서 보험료 인상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손보사 등 12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16일 오후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회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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