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0일 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 통과시킨 뒤 병원으로 직행했다. 문 의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남은 예산안 부수법안은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문희상 의장에게 예산안 표결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문희상 의장에게 예산안 표결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문 의장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수정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가 강행되자 국회의장석 앞까지 나와 문 의장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문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에 아들을 ‘세습 공천’하기 위해 예산안을 통과시킨 게 아니냐며 “문희상 앞잡이” “아들 공천” “공천 댓가”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문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항의 차 국회의장실을 방문했고, 문 의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자리를 피해 화장실에 갔다가 병원으로 향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장실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의장 측이) 몸이 불편하다고 가슴에 스탠트 박은 문제도 있고 해서 병원에 가야한다고 해서 가시라고 했더니 그 사이에 (주 부의장에게 본회의 사회를 부탁하는) 쪽지를 보낸 것 같다”며 “병을 가장한 칭병(稱病) 꼼수로 완벽한 대국민 사기”라고 비판했다,

잠시 후 속개된 본회의에서는 문 의장이 아닌 주 부의장이 사회 진행을 맡았다. 이에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안건 반대토론을 신청해 “(문 의장이 주 부의장에게) 화장실에서 사회권을 이양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의장은 지난 4월 선거제 개혁안 및 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항의 방문을 온 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뒤에도 쇼크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 문 의장은 이때 심혈관계 관련 긴급 시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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