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0일 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 통과시킨 뒤 병원으로 직행했다. 문 의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남은 예산안 부수법안은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이날 문 의장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수정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가 강행되자 국회의장석 앞까지 나와 문 의장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문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에 아들을 ‘세습 공천’하기 위해 예산안을 통과시킨 게 아니냐며 “문희상 앞잡이” “아들 공천” “공천 댓가”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문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항의 차 국회의장실을 방문했고, 문 의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자리를 피해 화장실에 갔다가 병원으로 향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장실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의장 측이) 몸이 불편하다고 가슴에 스탠트 박은 문제도 있고 해서 병원에 가야한다고 해서 가시라고 했더니 그 사이에 (주 부의장에게 본회의 사회를 부탁하는) 쪽지를 보낸 것 같다”며 “병을 가장한 칭병(稱病) 꼼수로 완벽한 대국민 사기”라고 비판했다,
잠시 후 속개된 본회의에서는 문 의장이 아닌 주 부의장이 사회 진행을 맡았다. 이에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안건 반대토론을 신청해 “(문 의장이 주 부의장에게) 화장실에서 사회권을 이양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의장은 지난 4월 선거제 개혁안 및 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항의 방문을 온 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뒤에도 쇼크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 문 의장은 이때 심혈관계 관련 긴급 시술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