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70+라운지...북카페·어르신 교육 병행
강남구 “제2, 제3의 라운지 개관이 목표”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서울 강남구에서 기존의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과 차별화한 어르신들의 공간인 ‘강남70+라운지’가 새로 열렸다.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화와 교육, 휴식 등이 한 번에 제공되는 이곳에 어르신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이날 오후 <뉴스포스트> 취재진이 서울 강남구 ‘강남70+라운지’ 1층 북카페를 방문했을 당시 이곳에서는 10여 명 안팎의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지인들과 함께 수다를 나누며 여가를 보내거나 북카페 내 배치된 책을 꺼내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하기도 했다. 커피와 디저트를 제조하는 바리스타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강남70+라운지(이하 ‘라운지’)는 사회복지법인 봉은이 강남구로부터 위탁받은 시설로 구내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지난달 4일 개관한 라운지는 어르신들의 여가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 참여 및 일자리까지 연계하는 노인복지 종합서비스 허브 기관이자 문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32.5㎡ 면적의 라운지는 1층과 지하 1층으로 나뉜다. 1층 북카페는 작은 도서관과 카페가 합쳐진 형태로 구성됐다. 국내 소설이나 시, 철학, 에세이, 고전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도서 검색 전용 컴퓨터 옆에 배치돼 있다. 좌식 형태의 휴게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라운지 남영일 팀장은 본지에 “북카페의 경우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 대상 미술 수업 한창
라운지 지하 1층 건물에는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영어와 초급 중국어 등 언어 교육, 서예와 오카리나·하모니카·캘리그라피·보태니컬 등 예술 교육, 간단한 댄스와 요가·단전 호흡 등 신체 단련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남 팀장은 “수업을 듣는 어르신들은 대략 30~40명”이라면서 “규모가 일반 복지관만큼 크진 않아서 교육 희망 어르신들을 추첨한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진이 라운지 지하 1층을 방문했을 때 이곳에 있는 강의실에서는 보태니컬 수업이 한창이었다. 취재진에게도 생소한 보태니컬 아트란 꽃과 나무, 과일, 숲 등 식물을 색연필이나 수채 물감들을 이용해 그리는 예술을 말한다. 강의실에는 형형색색의 색연필을 꺼내든 어르신들이 전문가의 지도 아래 식물이 그려진 도화지를 채우고 있었다.
보태니컬 수업을 듣는 어르신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라운지 인근에 거주한다는 최경태(75) 씨는 “원래부터 미술과 식물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인근에 이 수업이 있다는 걸 듣게 돼 신청했다”며 “아직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주일에 1번 약 2시간 동안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한다는 최씨는 “(보태니컬 아트를) 배워서 내가 그리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식물들을 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라운지는 오는 2020년부터 교육 프로그램에 변동사항이 있을 전망이다. 남 팀장은 “올해 만족도 조사를 해서 내년도 수업 방향을 정하려고 한다”며 “어르신들의 니즈에 맞춰 중국어 초급반을 회화반으로 바뀌는 등 수업 내용을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남구 측은 라운지와 같은 노인복지 종합서비스 허브 기관 및 문화공간을 매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