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창업 초기부터 선친 도와 LG 일궈온 1.5세대 경영인
고인 유족 뜻 따라 빈소와 발인 등 장례 일정 비공개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10시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뉴시스)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뉴시스)

구 명예회장은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장남으로 LG그룹 2대 회장을 지냈다.

구 명예회장은 1945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LG그룹 경영에 합류하기 전까지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50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은 뒤 그룹의 모회사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이사로 취임하며 경영에 합류했다. 

1969년 구인회 선대 회장이 별세하고 이듬해 구 명예회장은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회장을 맡아 25년간 그룹 총수를 지냈다.

구 명예회장은 그룹 매출을 260억 원에서 30조 원대로, 임직원 수는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리는 등 뛰어난 경영성과를 이뤘다.

1975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기술연구소인 LG전자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외 70여 개 연구소를 설립해 신기술을 확보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동유럽, 미주 지역에 LG전자와 LG화학 해외공장 건설을 추진해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의 권한을 이양하고 이들이 일할 수 있게 하는 ‘자율경영체제’를 그룹에 확립했다. 

대한민국 경제산업 발전기를 이끌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화학과 전자 산업의 중흥을 꾀한 경영계의 선구자이자 개척자이다. 그의 경영 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 자율경영 등은 현재 LG 경영이념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지난해 타계한 장남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별세했다.

LG그룹은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며 “유족들이 온전히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며,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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