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박3일의 방한 일정 중 북한 측에 만남을 제안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17일 빈손으로 떠났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일정을 마친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일정을 마친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비건 대표는 일본으로 출국하는 공항에서 ‘북한에서 메시지를 받았느냐’ ‘왜 북에서 대답을 안햇다고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16일 한미 북핵수석대표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회동을 전격 제안한 바 있다. 비건 대표는 “북한 협상 파트너에게 직접적으로 말한다. 이제 우리 일을 할 시간”이라며 “우린 여기 있고 북한은 우리에게 접촉할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에 회동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과 관련해 “북·미 정상합의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데드라인 같은 것은 없다”며 “기대한 만큼의 진전은 없었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늦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 혼자서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의 묵묵부답으로 비건 대표는 결국 빈손으로 출국하게 됐다. 비건 대표는 출국 전 연세대학교 비공개 강연에서 북한 측의 ‘무응답’을 솔직하게 털어놨다고 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비건 대표가 북한의 응답 여부를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북한에) 공식적으로 (대화 요청을) 보냈으니 공식적으로 (답이) 와야 하는데 공식적으로 안 온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비건 대표는 방한 일정 중 지난 15일 첫 번째 저녁 식사로 ‘닭 한 마리’ 식당을 또다시 찾았다. 비건 대표는 매 방한 때마다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닭 한 마리 식당을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실무협상을 위해 평양에서 2박3일간 진행하고 돌아온 2월 8일 닭 한 마리 식당을 찾았고, 한국 측과 북핵 협상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5월 8일에도 이 식당에 들러 식사했다. 지난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협의를 위해 방한했을 때도 닭 한 마리를 먹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