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LCC” 이스타항공-제주항공 한 식구 됐다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 한 식구가 됐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돼왔던 이스타항공 인수설이 현실이 된 것이다. 양사는 항공업계 위기 극복과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애경그룹 자회사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항상 이름을 올렸던 곳으로, 애경그룹 내에서 가장 유동성이 좋고 항공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에 가장 적합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 인수는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및 기타 지분 51.17%(보통주 497만1천주)를 제주항공에 양도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 공동경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으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이달 연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해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1대 주주 제주항공과 2대 주주 이스타홀딩스의 양사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되는 것. 제주항공은 이날 이행보증금으로 115억 원을 지급했고, 추가로 신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은 제주항공이 항공산업의 위기돌파를 위해 이스타항공에 먼저 매각을 제안 하면서 시작됐다. 이스타항공도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협상이 시작됐고, 이후 매각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다.

양사는 항공산업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춘 항공사 간의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국내외 항공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양사가 뜻을 같이하게 됐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제주항공과 공동경영체제로 항공산업 발전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 모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제주공항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이 합병이 아닌 독립 경영체제로 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눈길도 나온다.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라는 점에서 식구임에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LCC업계 1위 제주항공과 5위 이스타항공의 만남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과 부산~싱가포르, 인천~상하이 등 알짜노선 등의 자산을 활용해 양사 모두 LCC 시장 내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쌓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