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달군 금융권 주요 이슈는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저물어가고 있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금융권은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새판 짜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 금융감독원은 4년 만에 보험회사 종합 검사를 부활시켰고, 손해보험사들은 상·하반기 자동차 보험료를 두 차례 인상했지만 치솟은 손해율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사태와 불황에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보험사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혁신 금융 서비스를 이끌 ‘오픈 뱅킹’이 전면 시행됐으며, 우여곡절 끝에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뉴스포스트>는 잠잠할 날 없었던 2019년을 마무리하며 7가지 금융권 이슈를 선정해, 한 해를 돌아봤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① 한은 기준금리 1.25% ‘역대 최저’…내년 ‘안 가본 길’ 갈까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올해 기준금리는 7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로 1.75%로 시작해 1.25%까지 내렸다. 

올해 첫 금리 인하는 7월이다. 금통위는 올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하고 일본 수출규제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성장 물가 둔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석 달 뒤인 10월 경기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며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과 같은 수준인 1.25%로 역대 최저치까지 내려왔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내년 추가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한은의 분위기는 당분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지배적이지만,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한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SK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1~2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내년에 경기가 올해보다는 회복하겠지만, 기술적 반등 이상의 실질적 회복은 어렵다”면서 “한은이 한 차례 인하하되 5월에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 4월 7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② 팔수록 손해 車 보험료…두 번 인상에도 적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자동차 보험료를 두 차례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 9개 손보사의 올해 1~11월(11월 기준)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6.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 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로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1월에는 3~4%, 6월 표준 약관 개정에 따라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해 최고 1.6%까지 두 차례 보험료를 인상했다. 하지만 치료비와 자동차 정비 수가 등 여전히 원가 상승 요인이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손해율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표준 약관 개정과 건강보험 급여 항목 등이 변경되면서 손보사들의 적자 폭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육체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올려야 한다고 판결해 개정된 표준 약관이 시행됐다. 또 중고차 시세 하락분의 보상 대상 기한 확대와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항목 포함 등도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손보 업계의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는 1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 영업손실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대부분의 손보사가 보험료율 인상 작업에 착수해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내년 초 4~5% 정도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포스트)
(사진=뉴스포스트)

③ 4년 만에 부활한 보험회사 종합 검사

금융당국의 보험회사에 대한 종합 검사가 4년 만에 부활했다. 올해 6월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한화생명, 삼성생명, DB손보가 연이어 금융감독원의 종합 검사를 받았다.

금융권의 종합 검진이라 할 수 있는 종합검사는 지난 2015년 금융사의 수검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에서 폐지했다가 지난해 5월 윤석헌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핵심 부문만 검사하는 ‘유인부합적’ 검사로 재개하게 됐다. 종합 검사 대상 선정 평가지표로는 ▲금융소비자 보호 ▲내부통제와 지배 구조 ▲재무 건전성 ▲시장 영향력 지표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본격적인 종합 검사에 앞서 검사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종합 검사의 핵심주체인 생명보험검사국과 손해보험검사국 팀원, 간부급에 해당하는 3급 직원까지 대거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종합 검사가 일부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보복성 검사라는 시각도 있었다. 작년 초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암보험과 즉시연금 사태에 대해 삼성생명에 일괄지 급을 권고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암보험의 경우 일부 지급, 즉시연금은 지급을 거부하며 소송전을 선택했다. 이에 윤 원장이 취임 초기 업계 1위 삼성생명의 기를 꺾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초 우려와는 다르게 종합 검사는 조용히 마무리됐다. 

먼저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가 6월부터 두 달에 걸쳐 종합 검사를 받았다. 이어 8월에는 삼성생명, 지난달 25일부터는 DB손해보험이 금감원 종합 검사를 받았다. 지난달 25일 종합 검사가 시작된 DB손보는 그룹 오너리스크와 자회사 손해 사정 몰아주기 등의 논란이 있지만, 앞서 종합 검사를 끝낸 보험사들이 큰 마찰 없이 마무리돼 별 무리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검사가 이전만큼 고강도로 진행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실제 개선 조치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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