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기로 북한 전역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1호기가 23일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정해둔 ‘연말 시한’을 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서 우리 군도 대북 감시 정찰망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지역 후방 공군부대에서 한국군에게 인도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지역 후방 공군부대에서 한국군에게 인도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호크는 23일 오전 5시8분께 경남 사천지역 후방 공군부대 활주로에 착륙했다.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이용해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 정찰기로, 24시간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다. 작전 반경도 3000㎞에 달한다.

글로벌호크는 지난 2011년 3월 정부 간 계약방식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미국에서 구매하기로 공식 결정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글로벌호크는 당초 지난 17일 인수될 예정이었지만 기상 상황 등으로 한 차례 늦춰졌다.

공군은 이달 1호기를 시작으로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2~4호기까지 도입하고 글로벌호크의 영상판독 처리체계 등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조종사 8명, 센서통제사 4명, 정비사 16명 등에 대한 국내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글로벌호크 4대 도입에만 8800억원 예산을 투입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 등을 언급하며 미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북한이 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장거리 미사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2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을 향한 발언 수위는 조절하면서도 무력 도발에 대한 의지를 미국 측에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한미 군사 당국은 북한의 도발 수위에 맞춰 ‘참수 작전’을 공개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23일 미국 국방부는 홈페이지에 지난달 수행한 한국 특수전사령부와 주한미군의 근접전투 훈련을 공개했다.

한국군과 주한미국의 훈련은 건물 내부에서 북한군 군복을 입은 대항군과 교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흰 옷을 입은 가상의 ‘북한 요인’을 생포하는 장면도 담겼다. 미 국방부는 훈련 사진 12장과 함께 참수 작전 영상 동영상도 유튜브에 공개했다.

성탄 전야를 앞두고 미국 역시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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