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문현우 기자] 최근 서울대학교 설문조사 결과 문민정부 이후 ‘최악의 대통령’에 문재인 대통령이 1위로 뽑혔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스누라이프’의 설문조사는 정말 서울대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할까.

(사진=스누라이프 캡쳐)
(사진=스누라이프 캡쳐)

지난 2일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에 서울대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최악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나왔다고 한다”며 “서울대 동문들 서울대 교직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스누라이프’에는 지난달 19일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악의 대통령’을 뽑는 인터넷 설문조사가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문민정권 이전 대통령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역사적으로 이미 공과 과에 대한 평가가 어느정도 내려져 있고, 대부분 문민정권 이전은 군부 정권이었기 때문에, 군부출신이 아닌 사실상 일반 국민이 대통령이 된 문민정권 이후를 기준으로 투표를 진행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투표 이유를 밝혔다.

설문조사 항목에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순으로 나열됐다. 작성자는 “대통령 중 단 1명만 투표 가능하며 투표 기간은 한 달”이라고 덧붙였다.

이 설문조사는 2일 현재 1,042명의 참가자 중 문재인 대통령이 931표(89%)를 받아 압도적인 1위로 뽑혔다. 다음으로는 76표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7%)이 뒤를 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8표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2표를 받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 4표, 김영삼 전 대통령 1표가 뒤를 이었다.

스누라이프는 원칙적으로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교원 등만이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로, 서울대 메일 인증을 거쳐야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대생만 해당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스누라이프 투표가 서울대 학생들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여론조사에서 1천명을 조사했다고 하면 적은 숫자는 아니다”면서도 “단순히 샘플 표본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표본이 어떤 절차에 따라 구성됐느냐가 중요하다. 표본이 아무리 규모가 크더라도 추출이 랜덤하게 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천명이든 만명이든 전체가 아닌 이상, 표본은 오차를 가진다”면서 “만약 응답하고 싶은 사람이 응답하고 관심 있는 사람만 응답하면 편향될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단순 커뮤니티 조사라고 하면 대표성을 가진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조사”라고 말했다.

이 밖에 스누라이프 아이디를 사고파는 행위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점도 해당 조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온라인에서는 서울대 커뮤니티 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스누라이프 아이디룰 대여하거나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는 서울대 외 사람들의 유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스누라이프 내 설문조사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외부 유입이 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온라인조사 자체가 표본조사에 극심한 편기를 줄 수 있으므로 스누라이프 조사가 서울대 전체의 의견을 반영한 조사로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서울대가 꼽은 문민정부 최악의 대통령이 ‘문재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검증 결과

사실 아님

*참고자료

1. 한국갤럽 인터뷰

2. 스누라이프 (https://snulife.com/)

3. 스누라이프 ID 판매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oreauniversity&no=129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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