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은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39) 씨와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29) 씨를 영입했다. 지난해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1차 영입 인재로 지정했다가 철회한 뒤 두 달여 만이다.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오른쪽) 씨와 '체육계 미투1호'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오른쪽) 씨와 '체육계 미투1호'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한국당은 국회에서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고 지 씨와 김 씨를 2차 영입 인재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북한인권청년단체 ‘NAHU(나우)’ 대표로 있는 지 씨는 지난 2006년 탈북한 뒤 참혹한 북한 인권 현실을 알려왔다. 지난 2018년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국정연설에 서 지 씨의 일화를 직접 소개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고 지 씨를 소개했고, 그는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인사했다.

지 씨는 14세 때인 1996년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다 열차에서 떨어져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큰 사고를 겪었다. 당시 지 씨는 마취 없이 왼팔과 왼다리를 절제해야 했고, 이후 그는 장애를 가진 몸으로 온갖 학대를 받다가 2006년 두만강을 헤엄쳐 탈북했다. 지 씨는 탈북 과정에서 5개국을 거치고 1만km를 걸어 대한민국으로 들어왔다.

지 씨는 영입 인사말에서 “자유한국당 인재영입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인재영입을 맡은 분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인권센터 등 내가 일할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권개선은 모두가 함께해나갈 때 사회가 더욱 성숙해짐을 믿으며 함께 일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탈북자 지성호 씨가 자신이 소개되자 목발을 들고 인사했다. (사진=뉴시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탈북자 지성호 씨가 자신이 소개되자 목발을 들고 인사했다. (사진=뉴시스)

그는 “탈북모자 아사사건을 보면서 매우 슬펐다. 2명의 어부의 강제북송사건을 겪으면서 인권활동가인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도 했다”며 “분명히 내가 선 자리에서의 최선을 다해 일해 왔는데…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은희 씨는 초등학교 시절 테니스코치로부터 성폭행 당한 사실을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다. 김 씨는 지난 2016년 7월 가해자를 고소했고, 가해자는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2018년 7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김 씨는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1심과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김씨의 사례를 계기로 여성 체육인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체육계 미투1호'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희망'이라고 쓰여진 쿠션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육계 미투1호'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희망'이라고 쓰여진 쿠션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씨는 인사말에서 “자유한국당 하면 인상부터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당이 지향하는 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인권문제에 있어서 당의 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가 인권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의지”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당의 의지를 확인했다.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주실 것을 약속하였기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자유한국당은 스포츠 인권향상, 여성 인권향상, 스포츠 비리비위 근절,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이 자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며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두렵고 어려울 길이라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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