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결혼 8년차 이지혜씨(43·여)는 올해 설부터 명절 음식 준비의 부담을 덜게 됐다. 가족들이 모이는 전 날 하루 종일 고생해가며 만들었던 음식들을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마련한 것. 이 씨는 “명절 음식은 차례상에 올라가는 것을 비롯해 먹는 양에 비해 많이 준비하게 돼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최근에는 배송 서비스도 좋아졌고, 그만큼 시간도 절약하게 돼 굉장히 효율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이마트 제공)
(사진=이마트 제공)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의 바람을 타고 명절 상차림 준비도 점차 간소화되고 있다. 어머니 세대보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3040 젊은 세대의 며느리들은 음식 준비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필요한 양만 배달해 먹거나, 간편 조리 식품을 구매해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식품 및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명절 음식 관련 간편식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전류부터 시작해 점차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설 직전 일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2년 사이에 ‘간편식 제수용품’ 매출이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처음 선보였던 이마트의 피코크 제수용품은 당시 상품수는 6종, 매출은 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9년에는 매출규모 13억원, 상품수는 50종으로 10배 이상 외형이 성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간과 일손 단축 체감효과가 큰 제수음식이 일반 간편식 대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제수음식에 대한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차례상 음식을 세트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손질된 음식으로 구성돼 소비자들은 배송을 받으면 제품 그대로 이용하거나 데우고 굽는 등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면 쉽게 상차림이 가능하다.

동원홈푸드는 HMR 온라인몰 더반찬을 통해 지난 2018년 추석부터 ‘프리미엄 차례상’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설 맞이 ‘프리미엄 차례상’에는 사과, 배, 곶감, 깐밤, 건대추 등의 과일과 수제 모듬전, 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명절나물 등 총 24종의 제수음식이 구성됐다. 지난 19일까지 주문 예약을 받았으며 24일 새벽에 일괄 배송된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차례상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명절 풍속도에 따라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제품”이라며 “매 명절 시즌마다 완판을 이어나가고 있고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전했다.

한편 식품업체들도 명절 관련 간편식 품목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준비과정이 복잡한 음식을 직접 해먹기 보다 간편식으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잡채의 조리시간을 5분 가량으로 단축한 ‘비비고 잔칫집 모둠잡채’를 선보였으며 신세계푸드는 ‘올반 안동식 찜닭’, ‘올반 매꼼 돼지갈비찜’ 등 HMR 찜요리를 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 선물세트는 간편식으로 구성된 제품도 출시됐다. 현대백화점은 만두 4종으로 구성된 ‘원테이블 맛집 만두 세트’와 유명 맛집과 손잡고 제작한 설 선물세트 20종을 선보이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차례상에 올릴 떡국 재료를 한번에 모아 제공한 ‘건강하게 한 살 먹기 모둠세트’와 차례상에 올라갈 식재료로 구성된 ‘프리미엄 설 차례상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준비가 간소화되면서 차례도 지내지 않고, 특별한 명절 상차림 없이 간편하게 보내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제 명설음식이 차례상에 간편식을 이용하는 것은 필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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