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2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경제자문단 출범식 행사에 참여해 자신의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경제가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김혜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김혜선 기자)

이날 황 대표는 “제가 대통령 권한대행 할 때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경제를 살릴 방법을 강구했다”며 “(그 결과) 실제로 경제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할 것도 없이 우리가 경제학원론에서 배웠던 그 이야기를 그대로 하니까 아마 대단한 성장은 아니라도 꽤 나아지는 상황이 왔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주장은 사실일까. <뉴스포스트>는 황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시작한 2016년 12월 9일부터 대행 마지막 날인 5월8일까지 다양한 경제 지표를 비교해봤다. 이 기간 동안 황 당시 권한대행은 국정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국무회의를 총 24회 주재했다.

경기동행종합지수

종합경기지표는 현재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 앞으로는 경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 확인하는 대표적인 경제 지표 중 하나다. 종합경기지표는 선행지수, 동향지수, 후행지수 세 가지로 나뉘는데, 선행지수는 앞으로의 경기가 좋아질지를 보여주는 지표고 후행지수는 경기 변동을 사후에 확인하는 데 사용하는 지수다. 현재 시점의 경기가 어떤 상황인지 보여주는 지수는 동향지수다.

동행종합지수는 광공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 서비스업생산지수(도소매업제외), 소매판매액지수,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 7개 지표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국내 제조업 회사들의 생산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건설경기는 좋은지, 소매업 판매액이 늘어났는지, 농림어업 취업자를 제외한 취업자는 얼마나 늘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수치로 나타내는 것.

경기동행지수. (자료=통계청)
경기동행지수. (자료=통계청)

그렇다면 황 대표의 권한대행 시절 동행종합지수는 어땠을까. 동행종합지수는 전월 대비 증감률 차이가 작아 통계적 기법으로 조정한 순환변동치를 봐야 한다. 기준년도 2015년을 100으로 봤을 때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을 넘으면 현재 경기가 좋다는 뜻이다.

통계청에서 운용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황 대표가 권한대행을 시작한 20016년 12월의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7이다. 전월보다는 0.2p포인트 상승했다. 이후 2017년 1월은 101.0으로 0.3p 상승했고, 2월은 전월과 같았다. 3월부터 5월까지는 101.02를 유지했다. 지표로만 보면 꾸준히 상승하거나 경기를 유지한 셈이다.

고용

고용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취업자수 증감과 고용률, 실업률 등을 많이 따진다. 고용지표는 계절적 요인에 크게 좌우되므로 고용 상황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을 판단하려면 전년 동기와 비교해야 한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한 2016년 12월 이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6년 12월 고용율은 전년동기 대비 0.2%p 상승했고, 2017년 1~5월 내내 전년동기 대비 최소0.1%p에서 ~최대 0.6%p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 5월 고용율은 61.3%였다.

실업률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비슷하거나 부진했다. 2016년 12월 실업률은 3.7%로 전년대비 0.1%p 상승했다.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실업률은 각 0.1%p씩 계속 상승하다가 4월 실업률 4.2%로 전년동기 대비 0.3%p가 급격히 상승했다. 5월에는 실업률 3.6%로 전년동기 대비 0.1%p 낮아졌다.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동기 대비해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였다. 2016년 12월 청년실업률은 9.8%로 전년대비 0.6%p 상승했다. 2017년 1월에는 청년실업률 8.6%로 전년동월대비 0.9%p 하락하는 호조를 보였고, 대학 졸업 시기인 2월 청년실업률도 전년동월대비 0.2%p 하락(청년실업률 12.3%)했다. 3월에도 전년동월대비 0.5%p(청년실업률 11.3%)하락했다. 4월에는 청년실업률 11.2%로 전년동월대비 0.3%p 상승했다가 5월 청년실업률 9.3%로 전년동월배시 0.4%p 하락했다. 4월을 제외하곤 청년들의 취업 사정이 조금씩 나아진 것이다.

취업자수 증가도 상당했다. 2016년 12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취업자가 24만9천여 명이 늘었다. 2017년 1월에는 23만3천여 명이, 2월에는 37만1천여명이 늘어났다. 취업자수가 많아지는 3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46만6천여 명이 증가했고 4월은 42만2천여 명이, 5월은 37만5천여 명이 늘었다.

경제성장률

2017년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1.1%였다. 경제성장률은 2015년 3분기에 1.3%를 달성한 이래 쭉 0%대를 유지해오다가 ‘깜짝’ 성장했다. 2015년 당시 경제성장률 1%대는 추가경정예산 효과 때문이었지만, 황 권한대행 당시는 추경 효과가 없었다.

당시 성장은 건설업이 견인했다. 건설업 분야의 생산 증가율은 5.3%로, 건설투자 증가율도 2016년 4분기 마이너스에서 2017년 1분기 플러스(6.8%)로 뛰었다. 반도체 호황도 한몫했다. 반도체, 기계 등 장비 설비가 늘어나면서 2016년 4분기 대비 2.1%가 성장했다. 수출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1% 늘었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도 나아졌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2017년 1분기 2.7%를 기록했다. 2016년 1분기(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경제 성장이 ‘황교안’ 효과?

황 대표의 말대로 2016년 12월~2017년 5월 사이 우리나라 경제는 각 지표를 따졌을 때 ‘조금 나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경제전문가들은 단순 지표에 근거한 정부 간 경제 실적비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대 특훈교수는 본지에 “본인이 성과를 갖고 자랑할 수는 있겠지만, 당시 세계 경제가 살아나는 과정이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제 성과가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의 성과가 아닌, 세계 경제 추세에 맞는 성장이었다는 얘기다.

나 교수는 “현 정부(문재인 정부)는 세계 정세가 성장함에도 찬물을 끼얹었지만 황교안 권한대행 당시 무슨 경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찬물을 끼얹지 않았을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검증 결과

절반의 사실

참고 자료

1. 국가통계포털 경기종합지수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C8013&conn_path=I2

2. 통계청 고용동향

http://kostat.go.kr/portal/korea/kor_nw/1/3/2/index.board?bmode=list&pageNo=5&rowNum=10&amSeq=&sTarget=title&sTxt=

3. 한국은행 2017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59/view.do?nttId=228741&menuNo=200690&pageIndex=38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