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동지’ 이찬열 4일 탈당
사무총장·비서실장도 등 돌렸지만...
孫, 나홀로 최고위에도 ‘퇴진거부’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동지와 측근이 모두 떠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는 손 대표만 출석해 ‘나홀로’ 회의를 이어갔다. 중도를 표방하며 보수와 진보를 융합했던 바른미래당은 이제 공중분해 수순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뉴시스)

4일 손 대표의 ‘동지’였던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젠 한계인 것 같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의 대표적인 최측근으로도 통한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 저는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손 대표를 향해서도 “손학규 대표님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라며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과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 대거 불참하며 손 대표의 퇴진 압박에 가세했다. 임 사무총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손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총장으로 임명된 후 손 대표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나름대로 헌신도 하고 희생도 했는데, 10개월 이상 지내오면서 이 체제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선거는 처음”이라면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손 대표께서 결자해지해 주신다면 희망을 보게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호남계 중진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일찌감치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단 탈당까지 예고한 상태. 현재 바른미래당의 의석은 20석으로 이중 지역구 7석, 비례대표 13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호남계 의원(주승용·박주선·김동철·김관영)을 중심으로 지역구 의원 7명 전원이 먼저 탈당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비례대표 의원들은 그냥 탈당하면 의원직에서 제명되기 때문에, 의원총회를 통해 스스로 제명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임재훈·채이배) 의원들과 안철수계(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들은 제명절차를 완료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손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할 뜻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는 3일 최고위 회의에 불참한 당직자들을 향해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할 지금, 당직자 근무 태만은 묵과 못한다”며 “복귀하지 않으면 총선 준비를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은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인 ‘안철수 신당(가칭)’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추진기획단장에 이태규 의원과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를 임명하고, 7개 시·도당 창당 책임자를 선임하는 등 창당 실무에 돌입했다. 시·도당 창당 책임자는 김삼화(서울)·이동섭 (경기) 의원 등 안철수계 비례대표가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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