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16명으로 증가하며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재계도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기업들은 우한을 비롯한 중국 현지 법인의 주재원들을 속속 철수시키고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는 등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일시적으로라도 중국 출장을 금지시키거나, 중국 항공권 발권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근로자들의 국민 청원도 꾸준히 올라오며 산업계의 고충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중국 현지로 출장을 가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회사에서 이미 정해진 일정으로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출국해야만 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들 모두 생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회사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게 내용의 요지다.

4일에는 ‘중국 출장 당분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당장 다음 주에 출장을 가야 한다. 생계가 달린 문제라 사직서를 낼 수도 없고, 육아휴직을 쓰고 싶어도 지금 상황에 어느 기업에서 받아주겠냐”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중국 전역에서는 확진자 뿐만 아니라 사망자 역시 증가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항공권은 여전히 발권되고 있다”며 “당분간만이라도 중국 항공권이 발권되지 않도록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능동감시대상자 역시 우한 지역으로 단정 짓지 말고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격리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포스트DB)
(사진=뉴스포스트DB)

중국 출장 금지한 곳 어디?

현재 중국 출장을 금지하고 있는 곳은 곳은 대부분 대기업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1월 중순 중국 출장을 자제해오다, 사태가 악화되자 28일 대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전역의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부득이한 이유로 중국 출장을 꼭 가야하는 경우에는 강화된 승인절차를 받아야 한다. LG디스플레이도 국내 임직원의 중국출장은 최소화 하도록 가이드하고 있고, LG상사도 중국 주재원 가족들이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고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SK그룹도 중국 우한 현지에서 근무하는 SK이노베이션 한국 직원 전원을 한국으로 복귀하도록 하고 우한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또한 중국 기타 지역 출장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최소화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후베이성 지역 출장은 금지했으며 그 외 중국 지역은 출장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국 전 지역 출장 등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중국 지역 방문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1주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삼성SDI도 중국 출장, 여행, 방문 등을 자제하도록 공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중국 주재원의 가족을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또한 한국 체류 인원은 중국 입국을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을 금지하고, 의심 증상이 있는 직원은 진단 확정 때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한편, 현재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와 14일 이내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가 발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은 전용 입국장에서 별도로 △검역 △국내 거주지·연락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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