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대~15대 사장까지는 토목 엔지니어링 전문성 갖춘 관료·민간 출신
- 16대~17대 정치인 출신 사장 내정 당시 낙하산 논란 불거져
- 3~4달 공석 전례...당내 경선이나 총선 낙선자 놓고 사장 인선 가능성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전 사장의 퇴임 후 후임 사장의 인선이 늦어지면서 해당 자리를 총선 당내 경선에서 밀리거나 21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한 인사로 채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신임사장이 2017년 11월 30일 김천혁신도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신임사장이 2017년 11월 30일 김천혁신도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 의혹 나온 것은 16대 사장부터

육군 소장으로 예편해 11대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역임한 오점록 사장 이후, 한국도로공사는 12대 사장부터 15대 사장까지 정부나 지자체, 민간기업 등에서 토목 엔지니어링 요직을 거치며 전문성을 갖춘 이들을 사장으로 인선했다.

손학래 사장은 건설교통부 도로국 국장을 거쳐 철도청 청장을 역임한 바 있고, 권도엽 사장도 국토계획국과 건설교통부를 거쳤다. 민간기업 출신인 류철호 사장은 대우건설 토목사업부 본부장을 역임했고, 장석효 사장은 서울시 도시계획과와 도로국 과장 맡으며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정치인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16대 사장인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부터다. 2013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도로공사 사장을 지낸 김학송 전 사장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당적으로 경남 김해에 출마해 16대부터 18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경남 김해 출신인 김학송 전 사장은 건국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학력과 경력 면에서 한국도로공사 업무에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김 전 사장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박근혜 정부 당시 낙하산 논란 끝에 도로공사 사장에 내정됐다.

김학송 사장이 물러나고 4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도로공사 사장 자리를 채운 것도 정치인 출신인 이강래 전 사장이다. 2017년 11월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강래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18일 퇴임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이 전 사장은 민주당과 민주통합당 당적으로 남원시와 순창군에서 16~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이 전 사장은 명지대학교에서 행정학으로 학사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아, 역시 토목 엔지니어링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도로공사 사장 내정 당시 전북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동향이라는 점과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 내 여당 인사라는 점에서 역시 낙하산 논란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강래 전 사장이 퇴임할 당시는 한국도로공사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던 시기였다. 이 전 사장은 불과 퇴임 두 달 전 자회사 고용을 거부하는 요금수납원 1,500여 명을 해고한 바 있다. 이 전 사장은 요금수납원 문제를 매듭 짓지 않은 채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지난해 12월 18일 퇴임했다. 이 전 사장은 같은 달 23일 전북 남원임실순창 선거구 출마 선언을 했다.
 

◇ 낙하산 논란 인선 전에는 항상 3~4달 사장 공석...21대 총선까지 공석으로 비워둘 수도

업계는 이 전 사장 퇴임 이후 현재까지 비어있는 도로공사 사장 자리를 총선을 전후해 정치인 출신이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학송 전 사장이 취임할 당시 석 달 정도 공석이 유지된 바 있고 이강래 사장이 취임하기까지 도로공사 사장 자리는 넉 달이 공석이었던 전례가 있다. 총선 출마자를 추리는 당내 경선 일정과 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21대 총선 이후까지 사장 자리를 비워놓고 낙하산 인사를 고심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7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총선 전후 정치인 출신 인사가 올지는 도로공사에서 대답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사장 인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추천위원회 등 사장 선임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총선을 앞둔 1~2달 이후에도 공모를 진행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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