ㅌ[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에 비판적인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취하했지만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민주당이 임 교수를 고발한 이유는 그가 칼럼에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적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칼럼을 통해 투표참여 권유 등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 그러나 민주당의 고발 소식이 알려지자 진보 성향 인사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임 교수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 노엽고 슬프다.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에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나도 고발하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해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왜 나도 고발하지. 나는 왜 뺐는지 모르겠네. 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네요”라고 꼬집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역시 “나도 고발하라”며 “임미리 교수의 한점 한획 모두 동의하는 바이다. 나도 만약에 한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미리 교수의 주장을 한점 한획 거리낌 없이 반복하겠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의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도 “우리가 임미리다. 이 말의 용법은 이런 것이다. 어디 나도 고소해봐라”라고 거들었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 논평이 이어졌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을 비판하면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이름에만 민주가 들어갔지 행태는 반 민주적”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가칭)’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야말로 전체주의이자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민주당은 학문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까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더니 이제는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는 ‘포악한 정치’를 펴겠다는 것인가”라며 “남 탓은 잘하면서, 쓴소리는 못 견디는 수명을 다한 민주당. ‘민주당은 안 뽑아요’가 국민의 목소리”라고 비꼬았다.

대안신당은 “민주당 사람들의 집단지성이 이 정도 수준인지는 몰랐다. 대한민국의 평균적 이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놀랐을 것”이라며 “국민을 자기편이냐 아니냐로 가르는 전형적 이분법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고발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3선 의원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의락 의원도 “어쩌다가 이렇게 임미리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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