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은 ‘2+3’ 구도
민주당vs미래통합당 양강구도 형성
국민의당·정의당+호남통합 ‘제3당’ 쟁탈전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57일 앞두고 각 정당 간 통합이 이뤄지면서 점차 대결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 통합당인 미래통합당의 양강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 3당’의 자리를 노리는 군소 정당의 치열한 싸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 위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왼쪽 아래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창당위원장,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사진=뉴시스)
왼쪽 위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왼쪽 아래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창당위원장,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사진=뉴시스)

민주당과 보수통합 신당의 양강 구도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17일에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보수 진영을 통합한 ‘미래통합당’이 출범했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당대표에 황교안 대표, 사무총장에 박완수 사무총장이 세워지는 등 한국당의 기존 지도 체제가 유지됐다.

보수 세력이 뭉치면서 향후 총선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보수 지지층이 한국당과 일부 새로운보수당으로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닷새 동안 전국 성인 2천516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당은 32.0%를 새로운보수당은 3.9%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39.9%로 한국당보다 오차범위 밖인 7.9%p 앞서지만, 미래통합당이 새보수당의 지지율을 그대로 흡수할 경우 35.9%가 돼 오차범위 안쪽까지 격차가 줄어든다. 명실상부한 ‘민주당 대항마’가 되는 것.

이날 황교안 대표는 통합당 출범식에서 “중도와 보수를 포괄하는 자유한국당과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국민의 지엄한 명령에 화답해 과거를 딛고 차이를 넘어서 미래를 향해 하나로 결집했다”며 “우리 모두 이런 통합의 기세를 몰아 문재인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은 향후 총선에서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표심을 호소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통합당은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보수·중도를 원하는 국민들이 함께하는 대통합 정당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첫걸음을 내딛기가 어렵다. 그러나 한 걸음 내디디면 탄력이 붙는다. 지금 이런 마음으로 한다면 무섭게 가속도가 붙어서 반드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살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8%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제3당’ 파이는 누가 가져갈까

이번 21대 총선의 또 다른 화두는 ‘제 3당’의 부활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제 3당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국민의당은 통합과 분열을 수차례 거치면서 이미 와해된 상태다. 이에 이번 총선에서는 기존 ‘강소 정당’이었던 정의당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3당(대안신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가칭) 등 세 정당이 제3당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이번 21대 총선 양상은 20대 총선과는 조금 다르다. 지난 총선 때는 국민의당이 일명 ‘스타 정치인’ 효과로 중도층의 표심을 사로잡았고, 제 3당 이미지 역시 국민의당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 군소 정당에 유리한 비례대표 선출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당 득표율에서 의미 있는 비율만큼 표를 차지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다수 얻을 수 있게 된다. 원내교섭단체 진입 기준인 ‘의석수 20석’도 넘볼 수 있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4·15 총선 목표로 의석 20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6일 상무위원회에서 “(20석 확보는) 다수 지역구 당선자 배출과 20% 넘는 정당 득표율이 결합할 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정의당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는 5%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가칭), 호남 기반 통합당 등 신생 정당들의 지지율을 반영하지 않고 있어 지지율 하락 및 분산의 악재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가칭) 신당의 경우 여론조사에 포함되지 않아 지지율을 점치기 힘들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의 공략점이었던 ‘양당 구조의 구태 정치’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구태정치 때문에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서 우리 ‘국민의당’을 묵묵히 지켜보고 계신다. 이분들께 확신을 드린다면 이분들은 결국 반드시 우리의 손을 잡아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기득권 양당 구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21대 국회는 최악이라는 20대 국회보다 더 나쁜 국회가 되고, 먹고 사는 민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호남 기반 3당은 21대 총선을 위해 당명을 ‘민주통합당’(통합당)으로 정하고 통합 절차에 착수했지만, 실제 통합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당초 호남 기반 3당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통합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거부하고 “호남신당의 창당은 결코 새로운 길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

통합 논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호남 기반 3당은 손 대표를 제외하고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17일 바른미래당 옛 당권파 7명(박주선·김동철·주승용·임재훈·채이배·최도자·이상돈 의원), 대안신당 8명(최경환·장정숙·천정배·박지원·장병완·유성엽·윤영일·김종회 의원), 평화당 5명(정동영·조배숙·황주홍·김광수·박주현 의원) 등에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포함돼 총 21명이다. 교섭단체 명칭은 ‘민주통합의원모임’으로,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장정숙 대안신당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

한편, 제 3당 출현에는 또 다른 악재가 남아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미래한국당이 향후 총선에서 보수 유권자의 정당투표를 흡수한다면 지역구 당선자가 1명도 없기 때문에 ‘연동형’ 30석에서 의석 배분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제 3당이 가져갈 수 있는 몫을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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