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대전 이낙연vs황교안
조국대전 고민정vs오세훈
조국내전 금태섭vs김남국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오는 4·15 총선은 총 253개 지역구에서 치열한 표 싸움이 벌어진다. 각 지역이 모두 치열한 전쟁터지만 특히 여론의 관심을 받는 ‘빅매치’ 지역이 있다. 여당과 야당의 간판스타 급 정치인이 맞붙거나,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상징적인 지역도 있다. <뉴스포스트>는 구체적인 윤곽이 잡힌 ‘빅매치’ 지역 세 곳을 선정해봤다.

종로대전 이낙연vs황교안

오는 4·15 총선의 가장 큰 격전지는 단연 종로구다. 종로구는 윤보선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인 만큼 ‘정치 1번지’라는 정체성이 강한 지역구다. 게다가 이번에는 여당과 야당의 대전급 주자가 나와 맞붙게 되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는 황교안 당대표가 주자로 나왔다.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뉴시스)

종로는 표심을 알기 어려운 지역으로도 꼽힌다. 각 동별로 빈부격차가 심한데다가 정치성향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가며 종로에 승전기를 꽂았다. 15대 총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한국당 소속 후보로 당선됐지만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16대부터 18대까지는 보수 정당이 내리 이겼지만, 19~20대는 민주당이 연이어 당선됐다.

종로의 동쪽 끝 창신동·숭인동과 서쪽 끝 무악동은 서민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으로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이다. 반면 부촌이 몰린 창·구기·사직동과 가회·원서동은 보수세가 강하다. 또 견지동에는 한국 불교의 중심지인 조계사와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모여 있다. 이 총리와 황 대표가 이사한 종로 집도 각 진영의 ‘험지’로 자리잡았다. 이 총리는 전문직 계층이 많은 교남동에, 황 대표는 서민과 청년층이 많은 혜화동에 집을 옮겼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선 이 전 총리가 앞서가는 것으로 나오지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 여당에 불리한 악재가 겹치면서 바닥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이 총리와 황 대표는 모두 법대 출신으로 대학을 종로에서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점도 같다. 이 총리는 졸업 후 동아일보에 입사, 16대 총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기자생활을 했다. 이후 이 총리는 4선의 노련한 정치인으로 성장해 최근 국무총리를 지내며 화려한 언변으로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황 대표는 1981년 23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1983년부터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별명은 ‘미스터 국보법’으로 공안 검사의 길을 걷다가 2013년 박근혜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지내고 탄핵 후 대통령 권한대행도 지냈다.

조국대전 고민정vs오세훈

또다른 ‘빅매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였던 서울 광진구을에서 치러진다. 광진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보수 진영의 대권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는다. 고 전 대변인과 오 전 시장은 각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전략 공천’을 받았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특히 고 전 대변인과 오 전 시장의 대결은 현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고 전 대변인은 정치 새내기지만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활동해온 만큼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인물이다. 만약 고 전 대변인이 보수 대권 잠룡인 오 전 시장을 이긴다면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을 확인하는 셈이 된다. 민주당은 광진을이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현역인 추 장관은 이곳에서 15~16대와 18~20대 총선까지 다섯 번 승리를 거뒀다.

오 전 시장의 강점은 ‘정치 베테랑’으로서의 무게감이다. 그는 16대 국회의원과 민선 최연소 시장으로 두 차례 서울시장을 지내 명실상부한 대권 잠룡으로 떠올랐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부터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전통시장 등을 돌며 표심을 다져 왔다.

오 전 시장이 고 전 대변인을 이기면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한 것이 된다. 또 추 장관의 지역구를 가져왔다는 점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미래통합당은 일명 ‘조국 사태’ 이후 현 정부가 검찰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는데, 이에 대한 민심의 편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청와대 출신 후보를 이겼다는 점에서 미래통합당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에 힘을 더욱 얻게 된다.

조국내전 금태섭vs김남국

총선 ‘빅매치’는 아니지만 민주당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지역구도 있다.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이 그곳이다. 금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던, 민주당 내부에서도 소수파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최근 금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갑에 민주당 영입인재인 김남국 변호사가 경선 신청을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 변호사는 일명 ‘조국백서’ 프로젝트의 집필자에 참여했던 인물로, 대표적인 친문인사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모난 돌’인 금 의원의 지역구에 ‘자객공천’을 낸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 (사진=뉴시스)
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 (사진=뉴시스)

상황이 ‘조국-비(非)조국’ 프레임으로 흘러가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금 의원의 ‘편’을 들었다. 그는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감각이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며 “혹여 우리 당이 민심을 대하는 균형감각을 잃지는 않았는지, 2016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태도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변호사를 향해 “스스로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정치를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시길 바란다”고 공개 비판을 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경선은 민주당 내에서의 경쟁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 싸움이라고 보는 건 맞지 않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자객공천 논란에 대해서는 “권리당원을 하나도 모으지 않은 신인이 어떻게 자객 공천이 되겠느냐”며 “현역 의원은 구의원·시의원 등 지방 의원을 꽉 잡고 있고, 조직이나 보좌진도 있고 돈도 많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자객 공천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금 의원과 김 변호사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21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는 김 변호사의 출마 지역구를 다른 곳으로 조정해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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