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2.3%에서 0.2%포인트 낮춰
한은 “코로나19 확산 영향 확인 필요”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지표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날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1, 2월까지 3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서고,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한은이 선제적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후 기자들에게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이를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2월 동결’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 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겠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대신 금통위는 이날 코로나19 피해기업을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5조 원 증액하기로 의결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중개지원대출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대응한 한은이 4월 금리 인하를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코로나19 여파로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2.3%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1%, 내년 성장률은 기존과 같은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은 3월 코로나19가 정점을 이룬 뒤 점차 진정된다는 전제로 이뤄진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 양상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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