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그의 ‘키드’로 통하는 배현진 전 아나운서의 운명이 엇갈리게 될까.

홍준표 전 대표와 배현진 전 아나운서. (사진=뉴시스)
홍준표 전 대표와 배현진 전 아나운서. (사진=뉴시스)

지난 2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8개 지역구의 공천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에게 패배한 ‘송파을’에 단수 추천을 받았다. 오는 4월15일 최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된다.

반면 홍 전 대표의 공천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 홍 전 대표는 통합당 공관위와 ‘험지’를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다가 경남 지역에서도 험지로 통하는 ‘양산을’에 출마하겠다고 한발 물러났었다. 원래 홍 전 대표가 출마를 원한 곳은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이었다. 통합당 공관위는 서울 출마를 권해왔다.

그런데 배 전 아나운서의 단수 공천이 확정된 날, 통합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의 출마지인 경남 ‘양산을’만을 대상으로 후보자 추가 신청을 공모했다. 당내에서는 홍 전 대표가 ‘컷오프(공천배제)’되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때맞춰 나동연 전 양산시장도 ‘공관위의 연락을 받았다’며 추가 공모를 신청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홍 전 대표는 통합당 공관위 결정에 “지켜보겠다”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배 전 아나운서의 단수 공천에 대해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가 공모에도 불구하고 배현진 후보에 대한 단수 추천은 합리적인 공관위의 결정으로 환영한다. 힘든 공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공관위원장님과 위원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가 양산을 지역 추가 공모에도 반발하지 않는 것은 배 전 아나운서 역시 송파을 추가 공모 과정을 거쳐 추천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공관위는 지난달 29일 배 전 아나운서가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송파을에 추가 후보를 모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배 전 아나운서가 컷오프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홍 전 대표는 “어차피 코로나 사태로 선거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는 지금 묵묵히 공관위의 합리적인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상대방은 벌써 확정돼 저멀리 달아나고 있는데 우리도 속도를 더 내어 힘드시겠지만 조속히 공천 일정을 마무리 해 주실 것을 간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통합당 공관위는 서울 영등포갑에 ‘안철수계’ 문병호 전 의원을, 강동갑과 강동을에는 이수희 변호사와 이재영 전 의원을 각 단수 추천했다. 서울 은평을에는 허용석 전 관세청장이, 현역 이혜훈 의원이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에는 지난달 18일 공관위가 영입한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우선 추천됐다.

서울 강서병에선 ‘안철수계’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유승민계’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서울 마포을에선 김성동 전 의원과 김철 전 청와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홍보팀장이 경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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