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세상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롤러코스터의 오름내림처럼 승패는 반복되게 마련인데 기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대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했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달라진다.

그래서 ‘100년 기업의 조건’이라는 책을 낸 케빈 케네디와 메리 무어는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이 13년 정도라고 밝힌 바도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외부적인 요인이라기보다 내적으로 지속적인 혁신에 둔감하고 학습역량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경영전문가들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근래 기업들은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주도적으로 대응하자는 ‘애자일’(agile)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시에 대처하지 못하면 미래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물론 그동안에도 기업들은 끊임없이 조직의 변화를 부르짖어 왔다. 하지만 그저 매년 되풀이되는 의례적인 수사(修辭)였던데 대해 이번에는 결기가 다르다. 변혁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풍전등화 같은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절박감에 몰린 것이다.

사실 세계 기업의 역사를 살며보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활하게 대응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걸었던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노키아, 코닥, 소니. 닌텐도 등 각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기업들이 시장의 뒤안길로 밀려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전에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한국기업성장 50년의 재조명’에 따르면 한국경제 초창기의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에서 글로벌 경쟁 환경이 되면서 그 범위 내에 존속되는 기업은 7개사에 불과했다.

그 변곡점이 되었던 것이 글로벌 시대의 도래였다면 지금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것은 4차산업시대로의 진입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일사불란한 집체적 동력으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대 환경이 변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다름 아닌 경영의 쇄신이다. 그동안 압축 경제성장 과정에서 토착화된 관료적 수직 풍토, 창의적 발상 결여, 생산적 소통 부재, 영역 간 파벌주의, 비효율적 과업체계 등을 과감히 척결해야하는 문제들이다.

그것은 과거의 경영방식으로 오늘에 이르렀다면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문화체계에 부합하는 경영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곧 지금이야말로 혁신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산업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엄중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근간이 되는 ‘문화’와 ‘사람’이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조직의 시스템 자체이며 핵심역량이 된다. 무엇보다 새로운 디지털 사회 환경의 중심이 되는 신진세대들이 기반을 이룬 기업 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현대사회의 기업들은 이들의 자질과 능력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조직관리 및 인력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젊은 세대들의 “신박한 아이디어”(quirks)들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이 중요해진 것이다.

더 이상 규율과 형식에 얽매여왔던 구시대 관리기법은 통용되지 않는다. 경영자의 철학과 소신만을 고집하게 되면 신세대의 자발적인 참여나 열정, 곧 몰입(flow)을 통한 생산성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현대의 조직문화가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는 창의성이 중심이 되는 소프트파워가 경쟁력이 되는 첨예한 사회가 되었다. 이런 문화적 시대 흐름을 선도적으로 체화하는 조직만이 스마트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스마트기업이 되어야 진정한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 칼럼니스트 · 문화커뮤니케이터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 · 예원예술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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