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감염병 발생지인 중국에서는 코로나 19 확산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나 유럽과 북미, 중동 등지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어 감염병 대유행이 우려된다.

지난 9일 (현지 시간) 코로나 19 여파로 텅빈 베네치아 거리. (사진=AP/뉴시스)
지난 9일 (현지 시간) 코로나 19 여파로 텅빈 베네치아 거리. (사진=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내 코로나 19 확진 환자는 총 1만 149명이다. 전날과 비교해 977명이 증가했다. 사망자도 하루 만에 168명으로 추가돼 총 631명이 됐다.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증가 폭이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1일 북구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이 확인된 이후 코로나 19 확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제공하는 신종 감염병 관련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 19 확진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많다.

감염병 환자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이탈리아 정부는 전국 봉쇄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주세페 콩테 총리는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대거 나온) 북부 지역에 한했던 레드존(봉쇄) 조치를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약 6천만 명의 이탈리아인들은 내달 3일까지 특별 허가를 받지 않으면 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이를 어길 시 최소 징역 3개월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학교는 내달 3일까지 휴교한다. 집회나 모임도 금지된다. 극장이나 체육관 이용도 안 된다. 장례식과 결혼식도 열 수 없다. 식당은 영업할 수 있지만, 일정 간격의 안전거리를 지켜야 한다. 축구 등 스포츠 경기도 중단된다. 경제와 문화 등 전분야가 사실상 올스톱 됐다.

왼쪽부터 하산 로하니 인라 대통령과 메수베 엡테카르 부통령. 엡테카르 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AP/뉴시스)
왼쪽부터 하산 로하니 인라 대통령과 메수베 엡테카르 부통령. 엡테카르 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AP/뉴시스)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 19의 위협을 받고 있는 국가는 이란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이란은 11일 한국 시간 기준 8,042명의 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지난달 19일 첫 확진 환자 2명이 확인된 이란에서도 지속적으로 코로나 19 여파가 커지고 있다. 사망자는 총 237명이다.

특히 이란은 최고위층 인사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되거나 사망해 국정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알리 라마자니 다스타크 국회 부의장과 하디 호스로샤히 전 바디칸 대사, 모하마드 미르모함마디 국정자문위원이 사망했다. 또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과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 모하바 졸노르·마흐무드 사데기 국회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코로나 19의 확산은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 같은 특정 국가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1,500명이 넘었다. 스위스와 노르웨이,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등지에서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미국 역시 1천 명이 넘었다. 옆 나라 일본에서도 확진 환자가 500명(크루즈선 제외)을 넘어섰다.

한편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코로나 19 확진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전 세계 코로나 19 환자는 12만 명에 육박했다. 이중 대다수인 약 8만 명의 확진 환자가 중국에서 확인됐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은 감염병 확산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신규 환자는 불과 24명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6일 99명으로 100명 아래로 떨어졌고, 현재까지 일일 추가 확진 환자가 100명 이상을 넘지 않았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봉쇄령이 내려진 지 약 3달 만에 우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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