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전국적으로 개학이 연기 조치될 만큼 코로나 19가 위험한 것이니 나라에서 잘 대응한 것으로 생각해요. 하지만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들 방학보다도 더 어려운 시기입니다. 학원도 안 되고 오로지 집에서만 지내야 하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7일 교육부는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2020학년도 신학기 개학을 2주간 추가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오는 23일로 예정된 개학일이 2주 추가 연기되면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4월 개학이 기정사실화 됐다. 개학일은 4월 6일이다.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협의해 코로나 19 감염 확산을 위한 개학 연기 조치를 단행해온 바 있다.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밀집도가 높은 학교 내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될 위험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현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2020학년도 신학기 시점에서 총 5주의 휴업이 실시됨에 따라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교의 학사 일정이 불가피하게 변경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4주 차 이후의 휴업일(10일)을 법정 수업일수(초중등 190일, 유치원 180일)에서 감축하도록 권고하고, 감축한 수업일수에 비례하여 수업시수의 감축을 허용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 조치를 위해서는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는 반응이지만, 돌봄 공백 문제가 커졌다고 우려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초등생 학부모 A(37) 씨는 <뉴스포스트>에 “전국적으로 개학이 연기될 만큼 코로나 19가 위험하니 나라에서 잘 대응했다고 본다”면서도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들 방학보다 더 어려운 시기다. 학원에도 갈 수 없어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돌봄 공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도 커졌다. 대전에서 어린이집 원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양육하는 학부모 B(29) 씨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휴원 결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부 지원금이 나오는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은 원비로 인건비나 시설비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가정에서 보육하면서 원비를 내기 때문에 이중으로 지출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시도교육청과 함께 돌봄 참여 학생의 중식 등 긴급돌봄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또 추가경정 정부예산안에 편성된 지방 교육재정교부금 총 2,534억 원에서 일부를 긴급돌봄지원과 온라인 학습 운영에 활용하도록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다.

개학 연기에 따라 신설된 온라인 학습온 누리집에 긴급돌봄을 위한 ‘돌봄아이디어’ 코너를 신설한다. 유치원에서는 유아의 발달단계와 개정 누리과정과 연계한 ‘놀이와 쉼’ 중심의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집에서도 긴급 보육을 한다. 유치원, 학교와 동등한 수준의 감염증 예방 조치와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교육부는 전했다. 하지만 비상시국에서 돌봄 공백이 커지는 만큼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B씨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가정에서 보육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보조자료를 배부해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며 “이것만 해결돼도 가정 보육에서 지출이나 계획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 거 같은데 이런 게 없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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