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제약업계 역시 주총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원제약도 ‘형제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 형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도 무난하게 통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대원제약의 사상 최대 실적에 오점을 남긴 ‘딜라이트’가 주총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대원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원제약 홈페이지 캡처)
대원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원제약 홈페이지 캡처)

◇ 사상 최대 실적…매출 3,000억 시대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해 설립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178억 원, 영업이익 351억 원, 당기순이익 2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0.9%, 14.2%, 14.4%씩 증가한 수치다. 이익잉여금도 1,890억 원으로 12%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의약품과 컨슈머헬스케어(건강기능식품) 부문이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중에서도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대원제약의 매출액 3,0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대원제약의 사내이사는 총 3명으로 이중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이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이외에 두 형제의 어머니인 김승희 기타비상 상무이사가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 의료기기 사업, 줄줄이 부진

다만 업계에서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실적에 오점으로 남은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의료기기 부문의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이어지는 적자에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의료기기 실적 개선’을 꼽고 있다.

2011년 4월 계열사로 편입된 딜라이트는 의료기기(보청기)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후 2013년부터 연속 순손실을 내고 있는 중이다. 딜라이트의 순손실은 2017년 13억1300만 원, 2018년 12억8700만 원, 2019년 1분기 2억7700만 원이다. 이렇게 쌓인 손실은 2018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9년에도 나아지는 건 없었다. 오히려 마이너스 규모가 확대됐다.

대원제약의 의료기기 사업 부진은 딜라이트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대원제약은 2011년 12월 피부 진단기기 업체 ‘큐비츠’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그러나 큐비츠는 바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4년엔 재무 상태가 심각하게 훼손돼, 결국 대원제약에 2015년 흡수합병됐다.

업계에서는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대원제약의 의료기기 사업, 즉 딜라이트가 백 회장과 백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국내 보청기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상위 4개 회사가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적자 탈피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본지는 해당 계약의 진행 경과와 성과에 대해 대원제약 측에 질문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수출 리스크가 산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이 같은 방안이 딜라이트의 적자를 끊어낼 수 있을지, 주총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한편, 대원제약의 주총은 오는 20일 경기도 화성시 향냠공장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대원제약은 당일 현장에서 기침, 발열 여부를 묻는 문진표를 작성한 이후 주총장에 입장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마스크를 미착용한 경우에는 출입을 제한한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