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노조 “생보사 인수, 성과 부풀리기 같다”
사외이사 선임 등 6개 안건 모두 원안대로 승인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 제기된 역마진 우려에 대해 “비가 온다고 집에만 있을 이유는 없다”면서 “오히려 우산을 갖고, 장비를 충실히 갖춘 사람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라고 일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이럴 때일수록 체력을 단단히 하는 것이 제 책무다“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2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노사 간 논란이 빚어졌다. 

KB손해보험 노조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의)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M&A)으로 보인다”면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있는 데다, 저금리로 인해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시기가 맞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윤 회장은 이에 대해 “우리보다 저금리를 먼저 겪고 있는 유럽과 일본의 보험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은행업보다 높다”면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다. 보험의 수요가 있고 괜찮은 비즈니스로 본다”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선임이 적정한 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새로 선임하려는 사외이사는 윤 회장과 KT에서 사외이사로 함께 근무한 바 있고, 그간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유독 한국채권연구원 출신이 많았다”면서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해 달라”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설명하면서 “KB금융의 사외이사 선임 절차는 지배 구조연구원조차도 모범사례로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관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겠다. 배당 성향을 중장기적으로 30%에 근접하는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상정된 6개 안건인 ▲2019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기타 비상무 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 및 오규택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이 확정됐으며, 이사회 내 ‘ESG 위원회’가 신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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