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4·15 총선 후보 등록일(26∼27일)을 하루 앞두고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극적으로 인천 연수구을에 공천을 받았다. 원래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을 줬던 민현주 전 의원은 고배를 마셔야 했고, 두 번이나 공천 ‘컷오프’ 위기에 빠졌던 민경욱 의원은 공천을 받아 ‘불사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경욱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구을 국회의원. (사진=뉴시스)
경욱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구을 국회의원. (사진=뉴시스)

 

민 의원의 인천 연수구을 공천 과정은 ‘친황불패’ 역사로 새겨졌다. 당초 당 공관위는 민현주 의원에 단수 추천으로 공천을 줬지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관위에 연수구을 공천 재논의를 요구했다. 결국 민경욱 의원과 민현주 의원의 경선이 결정됐고, 민경욱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민 의원의 선거 캠프에서 허위사실로 선거 홍보물을 제작한 사실이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드러나면서 공관위에서는 선거법 위반을 근거로 민 의원의 공천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민현주 전 의원의 공천이 다시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민 의원의 공천이 확정됐다. 황교안 당대표가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한밤중 최고위 회의’를 열고 민 의원의 공천을 재차 확정했기 때문.

졸지에 두 번이나 공천에서 밀려나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은 “보수 정당 사상 최악의 공천”이라고 분개했다. 민 전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헌 당규 위반도 모자라 선관위 의견이나 공관위 결정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다시 말해 내 편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명분이나 도덕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맹폭했다.

그는 이번 통합당 공천 과정을 두고 “통합당의 당헌·당규는 공관위에 공천 권한이 있고, 최고위는 공관위 결정에 대해 의결하거나 재의 요구만을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그런데 최고위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공관위 결정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민 전 의원은 이번 공천 사태의 배후에 황 대표가 있음을 폭로했다. 그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민경욱 후보와 경선으로 바뀐 과정에서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황교안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을 외에도 최고위 결정으로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은 법적 조치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당 최고위의 공천무효 결정으로 경기 의왕과천 공천이 취소된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당 공관위가 단수 공천을 했다가 지도부의 뒤집기로 경선을 치르게 된 김원길 당 중앙위 서민경제 분과위원장은 “야비하고 추접한 상황으로 지금 경주는 최악의 선거판이 됐다”고 맹비난했다.

공천 탈락 날벼락을 맞은 후보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황 대표는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공천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당 지도부가) 최종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매끄럽고 보기 좋은 공천이 되도록 노력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생기게 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 최종 정리할 필요가 있어 당 대표로서 정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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