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2.3조원에 인수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사실상 확정 지으며 금융권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번 인수로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신한금융그룹과의 ‘리딩 금융’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두고 제기된 우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두고 제기된 우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B금융)

10일 업계에 따르면 푸른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KB금융을 푸르덴셜 인수자로 발표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양측은 협의를 거쳐 이날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추가 가격 협상을 하는 통상적인 절차 대신 곧바로 계약 체결에 돌입한 것이다. KB금융은 2조 3,000억 원 수준의 가격을, 경쟁 사모펀드사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는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1조 794억 원인 중견 규모의 생명보험사다. 지난 2018년에는 1,4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 4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보험사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505%로 당국 권고기준인 150%를 크게 웃돈다.

KB금융은 자회사로 KB생명보험을 두고 있다. KB생명의 총자산은 9조 8,019억 원, 당기순이익 160억 원으로 금융그룹의 자회사로는 규모가 작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도 규모 있는 생명보험사를 갖추게 됐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최종적으로 성공하게 되면 리딩 금융그룹을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 간 순이익 격차는 917억 원에 불과하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을 100% 인수하므로 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이 KB금융 실적에 전액 반영된다. 

다만 신한금융도 올해부터 오렌지라이프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만큼 2,715억 원에 달하는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을 모두 신한금융 실적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양사는 ‘리딩 금융’ 자리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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