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중진 의원들이 살아 돌아왔다. 현재 통합당 지도부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 공석인 상태여서 정치적 무게감을 가진 이들이 지도부를 꿰차게 될지 주목된다.

왼쪽 위부터 당선인 홍준표, 권성동, 왼쪽 아래부터 김태호, 윤상현. (사진=뉴시스)
왼쪽 위부터 당선인 홍준표, 권성동, 왼쪽 아래부터 김태호, 윤상현. (사진=뉴시스)

먼저 대권 잠룡으로 일찍부터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신경전을 벌여온 홍준표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통합당 이인선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당초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할 예정이었지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 공관위와 충돌하면서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바꿨다. 하지만 이마저도 ‘컷오프’ 당해 결국 대구 수성을로 무소속 출마하게 됐다.

다만 홍 전 대표는 차기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이미 당 대표를 2번이나 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대로 보수 우파 입지를 다지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잡고,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며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을 출마해 42.5% 득표율을 얻어 통합당 강석진 후보(36.4%)를 제쳤다. 김 전 지사 역시 당 공관위에 ‘험지출마’ 요구를 받다가 해당 지역구에서 컷오프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당권 도전에 대한 언급은 하지않고 있지만, 지난해 2월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한 바 있다. 지난 선거 유세 때도 김 전 지사는 “당선되면 김태호가 바로 미래통합당이고 미래통합당 리더십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유권자에 호소한 바 있다.

4선 도전에 성공한 권성동 의원 역시 강원 강릉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통합당 홍윤식 후보를 이겼다. 권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공천에서 공천 배제를 당하자 “과거 탄핵소추위원 맡은 게 컷오프 이유”라며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권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권 의원은 국회로 돌아가 통합당 원내대표직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솔직히 그동안 오만함도 있었다. 이번 당선은 제 자신의 승리가 아닌 강릉시민들의 승리이자 쾌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를 당선시켜준 가장 큰 이유는 중앙에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것과 강릉발전을 앞당겨 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합당으로 돌아가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인천 동구·미추홀을에서 171표 차이로 간신히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따돌렸다. 윤 의원은 험지 중에서도 험지인 수도권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중진 의원이다. 윤 의원은 당선 후 통합당 복귀를 공언한 상태인 만큼, 그도 차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번 21대 총선에서 여당은 180석의 ‘공룡정당’으로 몸집을 키운 반면 제1야당인 통합당은 단 103석으로 참혹한 패배를 맛봤다. 황교안 전 대표는 총선 개표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사퇴 의사를 밝혀 현재 통합당은 지도부 공백 상태다. 향후 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전당대회 등 당 재건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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