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행사에 불참한 이후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고, 최근에는 미 언론에서 ‘중태’에 빠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방송에서는 김 위원장이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았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병원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 특각(별장)에 머무르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평양 김만유병원의 담당외과의사가 김 위원장의 시술을 집도했고, 조선적십자종합병원,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속의 ‘1호’ 담당 의사들도 향산진료소로 불려갔다”면서 “김 위원장의 상태가 호전됐다는 판단에 따라 대부분이 19일 평양으로 복귀했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 지속적으로 그의 회복 상황 등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중태설’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1일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CNN보도가 관리의 말이라고 하지만 아직 (김 위원장의 중태) 상황을 확정짓는 인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일단 (태양절) 참배 당시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27명이, 김여정 빼고 거의 대부분이 참배를 했다. 만약 위급상황이라면 참배는 힘들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물론 최측근 김여정은 빠졌지만 모두 참배를 하는 분위기였다. 만약 정말 위급한 상황이었다면 대규모 엘리트가 와서 참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태양절) 직전에 김 위원장이 군사부분 현지지도를 돌았다. 당시 일정이 빡빡한 부분이 있었지만 최근까지 활동을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통풍증상도 있었고 고도비만이 있는 상태에서 술담배 때문에 심장에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스탠스 시술정도 가능성은 있지만, 자연연령 상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것처럼 위독한 상황까지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신변상에 문제는 있지만, 앞뒤 맥락을 봤을 때 위중한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역시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의 태양절 참배 불참이 ‘신변의 일시적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센터장은 “김일성의 생일 날 그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참배했지만 정작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은 참배하지 않는 매우 ‘불경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면서도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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