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불길 속 한국인 구한 카자흐스탄 알리, 영주권 얻을 수 있나
[팩트체크] 불길 속 한국인 구한 카자흐스탄 알리, 영주권 얻을 수 있나
  • 김혜선 기자
  • 승인 2020.04.23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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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불법체류 신분으로 화재 현장에서 한국인 10여명의 목숨을 구한 카자흐스탄 노동자 알리 씨. 그의 선행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영주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불법체류자 신분의 외국인이 우리나라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까?

LG의인상을 수상한 알리(28)씨. (사진=LG 제공)
LG의인상을 수상한 알리(28)씨. (사진=LG 제공)

 

결론부터 말하면 ‘알 수 없다.’ 먼저 알리 씨의 경우 우리나라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1에서 찾을 수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영주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여기서 ‘특별한 공로’란 ‘범죄·재해·재난·사고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 및 재산보호에 크게 기여한 사람’을 뜻한다. (법무부는 지난 2019년 종합감사에서 해당 항목에 따른 영주권 부여 사례를 주요 수범사례로 소개하며 ‘특별공로’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이같이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알리 씨의 선행이 여러 정부 기관을 통해 ‘증명’돼야 한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23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별공로 영주자격은 언론에 선행 사실이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과거 사례에서 비슷한 일로 스리랑카 노동자가 영주권을 받았는데, 그 때는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 심의를 거쳐 의상자가 결정된 후 그러한 사안을 고려해 영주권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1-3 10호.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1-3 10호.

법무부가 언급한 스리랑카 노동자 사례는 지난 2017년 2월 경북 군위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한 니말(41)씨다. 당시 복지부는 니말 씨를 의상자로 인정해 화상 등 치료를 다 할 때까지 출국을 보류시켜줬고, 이어 법무부에서 특별공로 영주권 인정을 받게 됐다. 니말 씨는 외국인 최초로 LG 의인상을 받게 됐다.

문제는 알리 씨가 내달 1일을 기점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이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은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먼저 치료 목적의 기타자격 비자(G-1-2)로 합법적인 변경이 가능한 상태”라면서 “법무부에서 비자를 직권으로 부여할 수는 없으므로, 먼저 기타자격 비자로 신청을 하고 합법적으로 체류하면서 영주자격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알리 씨는 기타자격 비자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관을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복지부의 의상자 지정이 되면 그런 사안이 굉장히 상세하게 검토 될 것”이라며 “(영주권 지급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알리 씨는 지난달 23일 밤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3층 원룸 건물에서 입주민 10여명을 구출해냈다. 이 건물에 거주하던 알리씨는 직접 문을 두드려가며 입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또 2층에 있던 50대 여성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여성을 구했다.

안타깝게도 여성은 숨졌지만, 알리 씨의 선행으로 많은 입주민들이 살아남았다. 그러나 소방관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들통날까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선옥 손양초 교감과 이웃 주민들은 알리 씨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치료비를 모으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과정에서 등과 목 등에 화상을 입은 알리 씨의 병원비는 약 700여만 원. 병원비는 간신히 해결했지만, 병원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 드러나면서 당장 다음 달 1일 한국을 떠나야하는 처지가 됐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 청원에서는 ‘알리 씨에게 영주권을 주자’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청원인은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한국인 10여명을 살리는 데 공헌을 했다면 당연히 국가에서 보상을 해야 한다”며 “불법체류자로 추방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추방하면 대한민국은 국제적 망신을 당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리 씨는 니말 씨에 이어 외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LG의인상을 받게 됐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확대했고 수상자는 현재까지 총 121명이다.

[검증 결과]

판단 유보

 

[근거 자료]

제12조의2(영주자격 요건 등)

http://www.law.go.kr/%EB%B2%95%EB%A0%B9/%EC%B6%9C%EC%9E%85%EA%B5%AD%EA%B4%80%EB%A6%AC%EB%B2%95%20%EC%8B%9C%ED%96%89%EB%A0%B9

2019년 하반기 출입기관 종합감사 결과 보고

http://www.moj.go.kr/bbs/moj/95/403990/download.do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 인터뷰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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