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기타영업손실↑
순이자이익은 4.3% 늘어…순수수료이익 21.7% 급증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KB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이 7,000억 원대로 떨어졌다. 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등에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타 영업손실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KB금융그룹은 23일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감소한 7,29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36.4%(1,948억 원) 증가했다.
유가 증권과 파생상품·외환 관련 손실 확대로 1분기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은행 원화대출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전년 말(2019년 4분기)보다는 4.2%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부진을 메웠다.
순이자이익은 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 취급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에도 은행과 카드의 견조한 자산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71억 원)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보다 0.9%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은행 원화대출금이 4.2%(11조 4,000억 원) 증가했지만 시장 금리 하락과 안심전환 대출 영향으로 상쇄된 요인이 컸다.
순수수료이익도 6,7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1,195억 원) 늘었다. 증권 수탁 수수료 증가와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개선으로 증권업 수입 수수료가 확대된 영향이다. 전분기보다 4.9%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기타 손익은 주가지수, 환율, 금리 등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2,773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 불안정이 영업 손익에 반영된 것이다. 외화채권, 원본보전신탁 등 유가 증권 부문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파생상품과 외환 부문에서도 운용 손실이 났다고 KB금융 측은 전했다.
1분기 보험 관련 손익은 781억 원 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 보다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이는 자동차 보험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다.
KB금융그룹의 2020년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544조 9,000억 원, 관리자산(AUM)을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810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룹 BIS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4.02%, 12.96% 기록했다. 기업 대출 중심의 여신 성장 및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 영향 등으로 전년말보다 다소 하락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8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했다. 희망퇴직 비용과 광고선전비 등 계절적 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35.6% 증가했다.
KB증권은 1분기 214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헷지 운용손실이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라임자산운용 관련 평가손실(세후 약 290억 원)과 일회성 충당금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772억 원으로 전분기 보다 개선됐다. 자동차 사고 발생률 감소에 따른 손해율 감소, 투자운용 실적 확대 덕분이다.
KB국민카드는 카드론과 할부금융 등 금융 자산 성장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5.3% 증가한 8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위축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감소했지만 전분기 보다 25.3% 증가했다.
KB금융그룹의 재무총괄임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블랙스완 현상이 향후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KB금융그룹은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탄탄한 내성과 체질을 다져 나가고자 한다”면서 “현재 금융업 경영 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실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진정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