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알레르기 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재작년에 703만 명 이상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들 중 10명 중 4명은 10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표=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표=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 인원은 2014년 637만여 명에서 재작년 703만여 명으로 5년 사이 약 10.5%가 증가했다. 해마다 약 2.6%가 증가한 수치다.

성별을 분석하면 남성은 2014년 295만여 명에서 2018년 328만여 명으로 11.2%가 증가했다. 여성은 342만여 명에서 376만여 명으로 9.8%가 늘었다. 진료 인원은 여성이 많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더 높은 양상을 띤다.

2018년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살펴보면 10대 이하 환자가 266만여 명으로 37.8%를 차지했다. 30대가 92만여 명으로 13.1%, 40대가 88만여 명으로 12.5%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10대 이하가 42.8%를 차지해 가장 많은 진료를 받았다. 40대(11.3%)와 30대(11.1%)가 뒤를 이었다. 여성 역시 10대 이하 환자(33.4%)가 가장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효진 이비인후과 교수는 10대 이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많은 원인에 대해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항원에 대한 감작(感作)이 소아기에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병률이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레르기 질환은 어릴 때 순차적으로 발병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상이 약해지면서 알레르기 피부 반응 정도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와 불완전한 부비동의 발달, 부비동염 등 원인 인자로 인해 성인에 비해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염으로 진료받는 소아 환자 수가 타 연령대에 비해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는 어린이.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는 어린이.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꾸준한 관리가 필요”

알레르기 비염은 상기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비강에 흡입된 특정 원인 물질(항원)에 코의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나타난다.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주 증상이다. 그 밖에도 눈물이나 두통, 후각 감퇴, 폐쇄성 비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온도 변화나 담배 연기, 공해 물질과 같은 자극에 의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비염의 경우 증상과 가족력, 주변 환경, 치료 경력 등에 대한 자세한 문진이 진단에 가장 중요하다. 비염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내시경 등으로 코 내부를 확인해 점막 및 구조적 이상을 확인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되면 원인 물질을 찾는 피부 단자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항원을 찾아낼 수 있다.

정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짧은 기간 치료로는 완치가 어려워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고, 약화 시 약물치료 등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며 “알레르기 비염 치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항원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거나 줄여주는 환경관리와 같은 회피 요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염은 자극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기 때문에 금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유의해야 하고, 미세먼지나 황사 및 꽃가루가 심한 날은 가능한 외출을 삼가거나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손 씻기와 실내 청결 유지, 애완동물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정 교수에 따르면 비염 치료는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 요법이 가장 기본적이다. 경구약제 및 비강 분무형 스프레이가 주로 사용된다. 원인 물질을 찾아 3~5년 정도 장기간 희석한 항원을 주사하거나 혀 밑에 넣어 면역 반응을 변화 시켜 증상을 완화하는 요법도 있다. 약물치료에 실패했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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