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영상 60도에 1시간 이상 노출돼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프랑스 연구진의 논문이 발표돼 ‘팬더믹(대유행)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말 60도가 넘는 고온에도 살아남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지난 11일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인 바이오아카이브에는 이 같은 내용의 프랑스 남부 엑스마르세유(Aix-Marseille)대학 연구진의 논문이 게제됐다. 특정 조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열했는데, 그 결과 일부 바이러스가 60℃에서 1시간을 가열했는데도 살아남았다는 내용이다.

이 연구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원숭이의 세포를 이용해 진행됐다. 원숭이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는 약 330만 개(3.3±2.3×10⁶).

연구진은 ‘깨끗한 환경’과 생물학적으로 오염돼 실제 환경과 비슷한 ‘오염된 환경’ 두 가지를 구성해 56℃에서 30분, 60℃에서 60분, 92℃에서 15분을 가열해 비교했다. 그 결과 92℃ 가열 실험에서만 바이러스가 완전히 비활성화됐다. 60℃에서는 오염된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했고 56℃에서는 깨끗한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특정한’ 환경에서, 즉 연구진이 구성한 더러운 환경에서 섭씨 60도에도 일부 살아남았다는 얘기다.

(사진=Evaluation of heating and chemical protocols for inactivating SARS-CoV-2)
(사진=Evaluation of heating and chemical protocols for inactivating SARS-CoV-2)

 

이 논문을 두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기온이 올라가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최근의 일부 연구에 따르면 여름에도 계속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온도와 코로나19 감염의 연관성을 단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논문에서도 92℃ 실험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비활성화된 반면, 56℃와 60℃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력이 명확하게 떨어진다(whereas the two other protocols resulted in a clear drop of infectivity)”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선행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해당 연구 하나만을 가지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60도 이상에서도 감염을 일으킨다’는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는 명진종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교수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60도에서 생존하는 바이러스를 들어 본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명 교수는 해당 연구를 두고 “바이러스의 안정화에 도움을 주는 알부민(albumin)의 존재하에서 (바이러스) 대략 3백만 개를 가열해서 5개 살아남았다”면서 “알부민을 넣어주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완전히 사멸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 5개의 바이러스가 살았으니 감염되면 병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면서 “바이러스든 세균이든 하나 혹은 소수가 감염해서는 병을 일으키지 못한다. 우리 몸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내가 아는 한 가장 전염력이 높은 병원체는 살모넬라이다. 최소 50개의 살모넬라 세균이면 감염도 가능하고 병도 일으킨다. 50개 이하에서는 감염에 실패하고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역시 공식적으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더라도 코로나19 유행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질본에서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코로나19 전파가 날씨나 온도보다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질본이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온라인판)에 제출한 논문에서도 “콜센터와 같은 고밀도의 작업 환경이 코로나19의 확산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6일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굉장히 밀집하고 밀폐된 공간에 노출될 경우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검증 결과

절반의 사실

참고자료

1. Evaluation of heating and chemical protocols for inactivating SARS-CoV-2

https://www.biorxiv.org/content/10.1101/2020.04.11.036855v1.full

2. 명진종 교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jinjong.myoung/posts/10220471549471528

3.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4월26일자)

4. Coronavirus Disease Outbreak in Call Center, South Korea

https://wwwnc.cdc.gov/eid/article/26/8/20-1274_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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