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맞아 양재 꽃시장 손님들 줄이어
코로나 19 여파로 2월 말경 경매 80% 급락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화훼시장이 대목을 맞이했다. 특히 어버이날을 전후로 꽃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년 초부터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직격탄을 입은 화훼시장이 대목을 맞아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전국 최대 꽃시장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는 손님들과 이들을 맞이하려는 상인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8일 서울 서초구 양재 꽃시장에서 차량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8일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꽃시장에서 차량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8일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이하 ‘양재 꽃시장’)에는 이른 오전부터 승합차들이 줄줄이 정문을 빠져나왔다. 시장 내부를 들어가는 차량은 거의 없었지만, 빠져나오는 차량은 많았다. 도매업자들이 대형 트럭을 통해 화훼류를 운반하는 것을 고려하면, 승합차들은 소비자들의 차량으로 보인다.

지하상가에는 꽃을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일부 매장에서는 생화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이 이어졌다. 싱그러운 카네이션들은 매대 곳곳에서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주인을 기다렸다. 어버이날 대목을 맞아 양재 꽃시장에도 봄이 찾아온 것이다. 대목 풍경을 취재하려는 언론사들의 카메라가 바쁘게 움직였다.

8일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꽃시장 지하상가에서 소비자들이 꽃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8일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꽃시장 지하상가에서 소비자들이 꽃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상인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했다. 고객을 응대하거나 꽃을 정성스레 다듬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양재 꽃시장 상인 A씨는 본지 취재진에게 “어버이날 이전에는 손님이 없었다”면서 “어제와 오늘이 돼서야 손님들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던 화훼시장이 가정의달 대목을 맞아 모처럼 활기를 찾은 모양새다.

실제로 양재 꽃시장 곳곳에서는 코로나 19 여파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다. 건물 입구에는 코로나 19 예방수칙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방문객들을 맞이했고, 개인위생을 위한 손 소속제 역시 건물 군데군데 비치돼 있었다. 개개인의 감염병 예방 노력도 보였다. 영상 20도 이상의 포근한 날씨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인들과 소비자들은 찾기가 어려웠다.

코로나 19 예방 수칙 현수막이 걸려있는 양재 꽃시장 내 건물. (사진=이별님 기자)
코로나 19 예방 수칙 현수막이 걸려있는 양재 꽃시장 내 건물. (사진=이별님 기자)

코로나 19, 화훼시장 강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 19는 지난 1월부터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 몇달 간 대구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이 폭발하면서 졸업식과 입학식 등이 취소된 것은 물론 결혼식과 공연 같은 개별 행사도 줄줄이 연기됐다. 꽃 소비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양재 꽃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 19 확진 환자 수가 하루에 수백 명 이상 쏟아졌던 2월 말 기준 양재 꽃시장 경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약 80%가 감소했다. 전국 최대 꽃시장이라는 양재 꽃시장 마저 코로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본지에 “코로나 19 확산 추세가 둔화한 5월에는 행사가 많아 시장에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며 “2월 말에는 전년 대비 경매실적이 80%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8일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꽃시장에 소비자들이 꽃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8일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꽃시장에 소비자들이 꽃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감염병 확산으로 화훼시장이 타격을 받자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화훼 업계를 살리자는 운동이 진행됐다. 지자체에서는 화훼농가 등 업계를 돕기 위한 장터를 열거나 꽃 선물 캠페인 등을 벌였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꽃 구매 운동에 참여해 화훼시장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지자체와 시민들의 움직임 때문인지 꽃시장은 다시 한번 도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재 꽃시장 관계자는 “‘화훼 농가 살리기 운동’ 덕분에 도움을 받았다고 증언하는 상인들도 있었다고 안다”며 “가정의 달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19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활기를 찾기 위해 화훼 업계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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