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잠식된 보수정치…선거조작 의혹에 곳곳 설전
유튜브에 잠식된 보수정치…선거조작 의혹에 곳곳 설전
  • 김혜선 기자
  • 승인 2020.05.13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조작 의혹 놓고 보수 정치권vs유튜브 설전
김무성 “돈벌이 썩은놈들”vs신의한수 “文 대신 싸우나”
이준석 “채널 걸어”vs가세연 “설치는 이유 뭐니”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보수 유튜버 채널에서 4·15 총선 선거조작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 보수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못 참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보수 유튜버들이 금전적인 이득을 목표로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 이번 총선 패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김무성 통합당 의원(가운데)와 김세연 의원(오른쪽), 이준석 최고위원(왼쪽). (사진=뉴시스)
김무성 통합당 의원(가운데)와 김세연 의원(오른쪽), 이준석 최고위원(왼쪽). (사진=뉴시스)

보수 유튜버를 두고 “돈벌이 하려는 썩은 놈들”이라는 감정 섞인 발언도 야당 중진 의원에게서 나왔다. 김무성 통합당 의원은 지난 11일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극우 유튜버들이 기고만장해서 우파에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비판해서 다 죽였다”면서 “결국 걔네들은 다 돈 벌어먹는 놈들이다. 자기들 조회수 올려서 돈 벌어먹기 위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보수 유튜버의 ‘저격’으로 보수 정치인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유승민 의원이다. 그는 “유승민이 뭘 잘못했나. 대통령 권력이 잘못됐으면 저항해야지. 저항했다고 나와 유 의원을 역적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 역시 ‘유신 때 없어진 국민발안권을 다시 회복하자’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 보수 유튜버들이 “(김 의원이) 좌파와 손잡고 우리나라를 고려연방제공화국으로 끌고가려고 한다”고 매도했다고도 했다.

김 의원 외에도 통합당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일부 보수 유튜버들의 극단적인 성향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았다. 김세연 통합당 의원 역시 앞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보수 유튜버는 상업주의에 빠진 ‘환각 제조기’가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김 의원은 보수 유튜버에서 시작된 선거조작 의혹에 통합당이 휘둘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극단주의에 휘둘리고 있는 정당의 모습이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마 당 지지 기반의, 지지층들의 강력한 요구가 또 입장의 변경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도 낙선한 통합당 일부 의원이 선거조작 의혹 전방에 선 원인이 보수 유튜버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경욱 통합당 의원을 두고“낙선이후 힘든시기에 달콤한 선거조작론에 끌린 소수종교에게 포교된 피해자”라고 묘사했다.

이 최고위원은 적극적으로 보수 유튜브에서 제기되는 선거조작 의혹에 반박하고 있는 상황. 그는 “대한민국의 87년 민주화이후의 선거 시스템을 제물삼아서 장난칠거면 정치생명 아니명 유튜브 채널을 걸어라”면서 “그게 없이 그냥 코인 얻으려고 하면 그게 수준이다”라고 꼬집었다.

통합당의 ‘계륵’ 보수 유튜브

그러면서도 이들의 발언이 보수 핵심 지지층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례로 총선을 눈앞에 두고 ‘세월호 막말’ 논란이 불거진 차명진 전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에서 탈당 조치를 내리라고 결정했지만, 통합당 윤리위원회에서는 ‘탈당권고’를 내린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유튜버에서 차 후보 제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어 통합당에서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통합당은 이번 총선 과정을 거치며 극단으로 기운 보수는 국민에게 선택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텃밭인 TK, PK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통합당 거물들이 줄줄이 낙선했고, ‘보수 전사’로 불리던 민경욱·김진태·이언주 의원 등도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를 두고 김무성 의원은 “아스팔트 태극기부대가 엄청나게 큰 사이즈인 줄 알았는데 투표해보니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통합되면 이길 줄 알았지만 국민들 마음은 이미 아니다. 중도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진 참았는데 앞으론 (보수 유튜버와) 싸우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보수 유튜버들은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까는 유튜버들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메시지”라고 응수했다. 대표적인 보수 유튜브 채널인 ‘신의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 대표는 11일 유튜브 방송에서 “문재인이 제일 싫어하는 애국 유튜버를 대신 박살내겠다는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문재인에게 항복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세로연구소’ 역시 전날 방송에서 “문재인 정권이 (총선) 무효가 밝혀질까봐 초조해하니 김무성이 나선 것”이라면서 “6선 정치인의 장래희망이 퇴임하면서 유튜버와 싸우겠다는 건가. 나라를 말아먹은 것은 김무성”이라고 말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선거조작 의혹을 비판하며 ‘유튜브 채널을 걸라’고 말한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가로세로연구소가 만약 채널 걸고 싸움을 하겠다고 하면, 문재인 대통령직을 걸고 맞붙는 싸움을 해야지. 왜 우리가 너 따위에게 채널을 걸고 싸워야 하나”면서 “가로세로연구소는 좌파 거대권력과 싸우는 중인데, 이준석 너가 설치는 이유가 뭐냐”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