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올해 겨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독감)이 동시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해 방역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 (사진=김혜선 기자)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 (사진=김혜선 기자)

20일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2차위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겨울에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에 동시에 감염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 교수는 “지난 1월 말 중국에서 렌셋(Lencet)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코로나19 양성자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같이 감염된 환자는 한명도 없었지만, 최근 미국에서 나온 JAMA 논문을 보면 코로나19 양성자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동반 감염율이 21%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겨울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을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은데, 이 시기는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라는 게 기 교수의 설명이다. 기 교수는 “둘 중 하나만 감염되도 힘든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둘다 걸리면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 교수는 과거 ‘스페인 독감’ 유행 사례도 들었다. 그는 “100년 전 스페인독감이 유행할 때 영국의 1천명 당 사망자 증가 추이를 보면 첫 번째 웨이브가 6~7월에 있었다”면서 “인플루엔자가 창궐하는 10월~12월에는 2차웨이브가 왔는데, 사망자가 5배 이상 높았다. 3월에는 두배 높은 사망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코로나 웨이브 다음에 (예상되는 2차 웨이브가) 거의 가을 독감 시즌과 겹치기 때문에 (사망자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 교수는 코로나19 2차 웨이브의 대비책으로 △병원체·병원소 관리 △전파과정 차단 △숙주 관리(면역) 등의 원칙을 제시했다. 병원체·병원소는 감염자를 격리시키고, 전파과정 차단은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다. 기 교수는 “가장 좋은 것은 숙주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것”이라며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는 예방접종이 없다. 대유행 전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라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감염병이 유행하면 정부는 이를 대비, 대응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대비와 대응을 했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장기전으로 가게 됐다”면서 “결국 장기전으로 가게 됐는데, 전열을 잘 다듬어서 부족한 부분은 대안을 마련하는 등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감염병 정책연구소’가 필요하다는 게 기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외출금지, 온라인 개학 등 엄청난 조치들이 시행됐는데 이런 정책이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하고 평가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개월~59개월 소아, 임신부 등에는 국가지원 무료접종을 하고 있다. 기 교수는 여기에 만성폐질환자, 만성질환으로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시설에서 치료·요양 중인 사람, 만성 간 질환자, 당뇨환자 등 감염 시 합병증 발생이 높은 고위험군도 예방접종 국가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고위험군에 인플루엔자를 전파시킬 위험이 있는 의료기관 종사자, 65세 이상 노인과 함께 거주하는 자 등은 지자체에서 예방접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게 기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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