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했던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학교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날 등교수업을 시작한 전국 고3은 모두 44만5천여명으로 추정됩니다. 정상 개학이라면 지난 3월2일부터 학교에 나갔을 텐데, 무려 80일이나 개학이 연기됐습니다. 답답한 온라인 수업에서 오프라인 수업으로 바뀐 첫날. 경기도 파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김진송(19·여)양이 첫 등교일기를 보내왔습니다. <편집자주>

(사진=김진송양 제공)
(사진=김진송양 제공)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지 80일 만에 ‘오프라인’ 등교를 하게 됐습니다. 개학 전까지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전날밤이 되니까 친구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기분이 설레고 들뜨더라고요. 덕분에 늘 늦잠을 자던 습관도 잊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했어요.

오랜만에 학교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고 ‘평소처럼’ 함께 학교로 가다가 교문 앞에서 선생님께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앞뒤로 1미터 이상은 떨어져서 걸으라는 선생님 말씀에 아차 싶었죠. 한번더 바이러스의 무서움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학교 앞은 알록달록한 스티커가 바닥에 붙어있었어요. 그 스티커를 따라 가면, 열감지카메라가 있어서 체온을 재고 학교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고3이 되고 처음 들어가는 교실은 조금 침울했어요. 짝꿍 하나 없이 책상이 다 떨어져있고, 자리뽑기도 하지 않고 그냥 번호대로 앉았거든요. 또 담임선생님과도 첫만남인데, 애매하게 온라인 수업을 하다가 직접 만나게 돼서 조금 어색했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학교에 나온 다른 학생들도 다 기분이 좋아 보이더라고요. 등교 첫날이라서 그런지 단축수업을 했습니다. 점심시간이 엄청 빨리 다가왔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어요. 친구들과 늘 함께 먹는 점심이 아니라 ‘혼밥’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정해진 위치에서 간격을 유지하며 급식을 받고, 번호대로 앉아서 밥을 먹었어요. 의도치 않은 혼밥이 민망했어요.

(사진=김진송양 제공)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복도에도 걷는 방향 스티커가 붙었습니다. (사진=김진송양 제공)

그래도 오늘은 꽤 괜찮은 첫 등교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 바이러스를 쉽게 생각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큰 소란을 일으키는 학생은 없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250여 명의 학생들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아요.

바이러스 하나로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뀐 학교가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또다시 확산으로 인한 등교 중지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있는 것이 귀도 아프고 종종 어지러워지기도 해서 불편해서 코로나사태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어요. 내일(21일)은 학교에서 첫 모의고사를 보는데, 마스크를 쓰고 문제를 풀어야 해요. 코로나 사태가 수능까지 이어질까봐 두렵기도 하네요. 졸업사진을 작년보다 다양하게 찍지 못해서 아쉬운 것도 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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