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아웃도어 업계 불황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특별한 ‘묘수’가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파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270억 원, 2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2%, 40.3% 감소했다. 또한 2018년 111억 원의 당기순이익은 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회사 측에서 실적 부진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아웃도어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 특히 롱패딩 등 특정 제품의 인기가 떨어진 점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5년 7조원 대의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에는 2조원 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주요 패션업체들도 잇따라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을 접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불황 속 네파는 2016년 이선효 대표 선임 이후 외형 확장보다 재고 소진에 집중해 원가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그 결과 2015년 2억원으로 떨어졌던 영업이익은 2017년 334억 원, 2018년 482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2016년 96억 원, 2017년 85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2018년 흑자전환하기도 했다. 특히 ‘전지현의 아웃도어’ 마케팅으로 패션 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상승세에 있는 브랜드처럼 젊은 층을 사로잡을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해 실적 부진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스커버리’를 운영하는 F&F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74.3%, 97% 상승했다. 아웃도어 업계 불황 속에서도 젊은층 겨냥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

네파의 부진한 실적은 해외 사업에서도 나타났다. 네파는 지난 2013년 중국 웨이하이 지역에 직영 매장을 오픈 한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2015년 프랑스 샤모니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중국과 유럽 시장에 총 500개의 매장 출점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까지도 추가 출점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적자가 지속되며 샤모니 매장은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황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5년 네파는 “2020년까지 매출 1조 3천억원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5년 사이 업계 상황은 급변했고, 더군다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 및 올해 사업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네파 관계자는 “2019년 네파는 매출액 3263억 원, 영업이익 289억 원을 달성했으며, 부채 총계는 3,9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3억 원 감소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현재 초기 단계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한편 네파는 2012년 6월 평알엔앤씨주식회사의 네파아웃도어스포츠사업부문이 인적 분할돼 신설된 법인이다. 현재 최대 주주는 MBK파트너스로, 지난 2013년 2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총 9970억 원을 투자해 네파 지분 94.2%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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