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장 객석 관객과 유튜브 스트리밍 중계에 ‘색다른 감동’
- 전통방식의 공연 비즈니스 새시대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야
- 크레디아 정재옥 대표, “디지털 플랫폼 프로그래밍에 적극”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금년 들면서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의 이동이 통제 또는 제한되면서 인간의 경제활동도 대공황에 준하는 비상사태다. 해외 일부 권역에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특정지역에서는 여전히 확산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행이 한국은 발병 초기단계에서부터 한국사회 특유의 발빠른 대처로 방역의 효과를 거둬 최근 생활방역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합리적 예방지침 준수를 전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우선 정부가 공공 문화예술시설의 제한적 운영을 허용했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특정 영역도 있겠지만 거의 모든 경제 분야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일반 여건에서도 채산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문화예술계, 특히 순수예술계는 설상가상으로 고사상태에 직면해 있다.
그래도 공적재원으로 운영되는 문화예술기관들이야 코로나19 시책에 따라 장기간 휴관을 하더라도 조직이나 인력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설들의 콘텐츠 수요를 충족시켜왔던 민간 부문 예술가들이나 예술기획 종사자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아야 했다. 생존의 한계선상에 걸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생활방역 체제가 되면서 예술의전당을 포함 공연장의 무대와 객석에 다시 불이 켜졌다. 조심스럽게 공연무대가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제한된 관객공간(FOH) 운영과 근본적으로 대중들의 코로나 강박심리(Siege mentality)가 지배하고 있어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예술공연의 제작사나 기획사들로서도 그동안 미증유의 강요된 공백을 메우는 데는 상당한 재원과 자원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해외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기획공연물은 국내외 코로나 감염증이 아직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추진이 불확실하다.
이런 때에 국내 유수 공연기획 매니지먼트사인 크레디아가 22일(금) 오후 7시 50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코로나19 극복 희망 콘서트 ‘당신을 위한 기도’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은 자체 채널인 크레디아tv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실시간 중계가 됐다. 이날 오랜만에 공연장의 거리두기 객석을 찾은 관객들과 유튜브 생중계를 지켜본 음악애호가들은 코로나 시국에서 색다른 감동을 느꼈다.
국내 데뷔 15년을 맞이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외국에 체류하다 코로나19로 칩거해온 음악 애호가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한국을 찾아왔다. 그 스스로도 미국에서 입국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치고 무대에 선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연주자 중 한명인 그는 두 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지명됐고, 에미상과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비올리스트로서는 최초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받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또한 앙상블 디토를 비롯해 에네스 콰르텟, 카메라타 파시피카, 링컨센터 체임버 소사이어티 등 저명한 단체에서도 활동했다. 최근에는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타카치 콰르텟의 새로운 비올리스트로 합류했다.
한편, 코로나19는 분명 인류에게 자아성찰의 기회를 주었으며, 앞으로 4차 산업시대와 맞물려 사회문화체계의 급속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산업 분야가 초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공연예술 영역에서도 현장성·교감성·집체성·대면성을 중시해오던데서 코로나19를 겪으며 전통방식의 비즈니스가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기존의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연을 주최한 크레디아 정재옥 대표는 “코로나19로 공연산업의 미래 변화를 천착해보는 좋은 시간을 얻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한 정 대표는 “유튜브 채널을 포함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미래지향적 프로그래밍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야흐로 공연예술계도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오프라인 현장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디지털 온라인 공간과 합체시키는 사업의 초효율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주역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 칼럼니스트 · 문화커뮤니케이터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 ·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객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