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급감·주요국 성장률 추락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제 타격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 금리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연 0.50%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 부진, 미·중 갈등 재점화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또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임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보다 0.25%포인트 내린 0.50%에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에 지난 3월 0.5%포인트를 낮춘 빅 컷(큰 폭의 금리 인하)을 단행한 뒤 두 달 만에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의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좁혀졌다

앞서 전문가들도 5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했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와 함께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급감하면서 국내 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감소한 369억 2,000만 달러에 그쳤고,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5월 1~20일 수출도 전년보다 20.3% 줄었다. 저물가 기조도 경기 침체 우려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하는 데 그치며 올해 처음으로 0%대 상승을 나타냈다.

이날 한은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금리 인하의 명분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9일 “올해 1%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라며 0%대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장에선 올해 2.1%의 성장을 다짐했던 한은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IB(투자은행)나 국제평가기관은 한국이 올해 역(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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