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0대 국회 종료와 동시에 정계 은퇴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고소·고발을 당한 의원들이 처벌받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장단 퇴임식. (사진=국회)
국회의장단 퇴임식. (사진=국회)

29일 문 의장은 국회의장단 퇴임식에서 “지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고소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저는 제20대 국회의 국회의장으로서 이분들이 처벌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21대 국회에 바란다. 앞으로는 의원 서로가 총을 쏴서 죽이는 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고소 고발을 남발해서 입법부의 구성원이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일, 스스로 발목 잡히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주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당장 법을 개정해서라도 그래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입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육탄저지에 나섰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물론 다수 의원이 기소돼 정식 재판으로 넘겨졌다. 이들의 재판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관할하는 서울남부지법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문 의장은 “없던 일로 하고 싶은 심정이다. 제가 요청해서 될 수만 있다면, 사법당국에 정상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제21대 국회가 통합의 모습으로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20대 국회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20대 국회가 저평가 된 측면이 있지만, 저는 20대 국회가 역사에 기록될 만한 국회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반기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일을 해냈다. 완벽한 헌법적 절차에 따른 과정이었다”며 “후반기에는 중요한 개혁입법의 물꼬를 텄다.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을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스스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여야가 서로 총질하고 손가락질 하면, 국민과 정부가 국회를 외면하고 무시하게 된다”면서 “여야 구분 없이 뜨거운 동지애를 품고 제21대 국회가 출범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퇴임식에는 유인태 국회사무총장, 이종후 국회예산정책처장, 한공식 입법차장, 김승기 사무차장, 현진권 도서관장, 김하중 입법조사처장, 임익상 국회운영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이기우 의장비서실장, 최광필 정책수석, 한민수 국회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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