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익숙해졌는데”...공인인증서 폐지가 걱정인 어르신들
“이제 겨우 익숙해졌는데”...공인인증서 폐지가 걱정인 어르신들
  • 이별님 기자
  • 승인 2020.06.0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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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공인인증서 장년층은 ‘걱정’...新금융시장 대응은?
카카오톡, 장년층에 ‘접근성’으로 승부
토스 “가입자 1700만명 중 40대 700만명”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각종 프로그램 설치 때문에 공인인증서가 불편했지만, 이제 겨우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변경한다면 새로운 불편한 인증 절차로 피곤할 거 같습니다. 업체마다 각각 다른 인증절차로 혼란이 가중되는 것은 또 어떻게 하고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1일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정모(63) 씨는 <뉴스포스트>에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통과를 두고 “우리 연령대에서는 온라인 자체를 믿지 못한다. 전자 거래를 불안해해서 못 쓰는 사람들이 많다”며 “(기존 공인인증서가 사라지면) 보호장치가 사라진 거 같아서 좀 찝찝할 거 같다”고 우려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0일 본회의를 열고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의 구별을 없애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처리한 바 있다. 한국정보인증과 코스콤·금융결제원·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이니텍 등 6개 기관에서 발급한 인증서만 국가가 공인해왔으나, 오는 11월부터는 다양한 민간 업체들이 발급하는 전자서명 인증서도 쓸 수 있게 됐다.

공인인증서는 1999년 도입돼 현재까지 약 21년간 사용됐다. 신원 확인이나 문서의 위조 등을 막기 위해 사용됐지만, 설치와 발급 과정의 복잡함과 1년이라는 짧은 유효기간 등으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복잡한 발급 과정은 노년층 이용자들의 불편을 가중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서 폐지론이 대두됐고,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다.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고 해도 당장 큰 변화는 체감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는 유효 기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 통과로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가 법적으로 동등한 지위를 얻게 되면서 복잡하고 불편한 기존 공인인증서는 훨씬 간편한 방식으로 대체될 분위기다.

그런데 정작 5060세대의 생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정씨는 “보안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 않나 싶다. 쉬우면 보안이 그만큼 약할 듯 싶다”며 “정확히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새로 바뀌는 것에 적응하려면 한참 걸릴 거 같다. 구세대는 변화를 겁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기존의 공인인증서가 불편하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정모(51) 씨의 생각도 비슷했다. 정씨는 “각종 프로그램 설치 때문에 공인인증서가 불편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겨우 익숙해졌는데, 다시 변경한다면 새로운 불편함이 있을 거 같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업체마다 각각 다른 인증 절차로 혼란이 가중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사진=이별님 기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사진=이별님 기자)

민간업체, 5060 불안에 “안전성과 편리성 확보가 기술”

탈(脫) 공인인증서 본격적으로 도래했지만, 새 시스템에 대한 적응 단계와 보안에 대한 우려로 5060 세대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이에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에 앞다퉈 경쟁하고 있는 민간 업체들은 이들의 우려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간 인증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인인증서에 적용되는 기술과 함께 블록체인까지 결합해 보안성을 더욱 높였다”며 “보안성에 대해서는 안심하시고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8~15자리 비밀번호 또는 생체 인증 방식이다. 인증이 필요할 때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저희가 카카오톡에 있다 보니 접근성에 대해서는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현재 가입자가 1천만 명이 넘었고, 도입 기관만 100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 통과로) 시장이 변했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에서 소비자들에게 서비스 제공할 듯 하다”고 전망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본지에 “현행 공인인증서 발급 기관인 한국전자인증을 외부 기관으로 두고 토스 인증서가 여기를 통해 발급된다. 이런 절차로 보안성과 안전성을 강화한다”며 “그 외 이용자가 불편하게 느낀 점은 토스에서 그간 보여준 기술들을 활용해 더욱 간편하게 만들어 놨다. 간편하면서도 보안성을 갖춘 게 기술”이라 전했다.

토스가 제공하는 전자인증서는 금융기관 상품 가입 또는 이체 서비스 이용 시 아이디와 비밀번호 없이 앱을 통해 지문 등 생체 인증이나 6자리 핀번호로 본인 인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계좌를 등록하면 별도의 공인인증서 없이 핀번호 하나만으로 타행 계좌에 송금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1,700만 명 이용자 중 약 700만 명이 40대 이상”이라며 “50대 이상 이용자분도 당연히 많다”고 전했다.

이어 “새 인증서는 공인인증서보다 익숙하지 않아서 오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라며 “불편하시다면 공인인증서를 채택하는 기관에서는 당분간 기존 공인인증서를 쓰시면 될 거라고 본다. 다만 미래에는 자연스럽게 인증 방법이 편한 쪽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동통신사와 은행도 편리함과 보안성을 내세우며 사설 인증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3대 통신사가 함께 ‘패스’와 국내 16개 은행이 모여 만든 ‘뱅크사인’은 별도의 앱을 이용해 6자리 핀 또는 생체 인식으로 인증이 가능하다. 다중의 보안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안성을 끌어올렸다. 다만 패스는 별도의 이용료가 부과되고, 뱅크사인의 경우 은행 앱에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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