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아휴 여기 상인들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니까. 코로나 19로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타격을 입었지요. 손님들이 (재난지원금으로) 가끔 구매하긴 하지만, 그거 가지고 해결이 되나. 평소 매출 3분의 1도 안 돼요”

3일 서울 구로구 일대 거리는 한적한 분위기를 보였다. (사진=이별님 기자)
2일 서울 구로구 일대 거리는 한적한 분위기를 보였다. (사진=이별님 기자)

2일 본지 취재진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자택에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뉴스포스트>는 지난 3월 2일부터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재택근무를 한데 이어 이달 1일과 2일 양일간 또다시 자택에서 업무를 보는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 19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면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내린 조치다.

재택근무 중 외출이 허락되는 때는 점심시간과 현장 취재밖에 없다. 본지 취재진은 현장 취재와 점심 휴식을 위해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서울 구로구 자택 인근 지역을 돌아봤다. 직장인이 밀집한 구로구 일대 거리는 점심시간이 다가오는데도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거리 곳곳의 음식점들은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라면 허기진 직장인들로 가득 찼을 식당에서는 ‘서울시 긴급재난 카드 사용 가능’ 등의 문구가 입구를 메웠다. 가뜩이나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 탓에 거리 분위기가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산을 쓴 시민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가는 차들의 소리가 적막한 거리를 그나마 메웠다.

서울시 재난지원금 카드가 사용 가능하다는 표시를 부착한 서울 구로구 인근 한 가게. (사진=이별님 기자)
서울시 재난지원금 카드가 사용 가능하다는 표시를 부착한 서울 구로구 인근 한 가게. (사진=이별님 기자)

첫 번째 재택근무를 한지 약 3달이 지난 현재. 3월 초순에 비해 코로나 19 일일 확진 환자 수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거리의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5월 초순부터 확인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남성 성소수자 클럽에서 발발한 집단 감염 여파가 1달 가까이 지속하면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얼어붙은 것이다.

실제로 본지 취재진이 3월 초 재택근무를 할 당시 이곳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붐볐다. 특히 공적 마스크가 판매되는 약국과 농협 하나로 마트 일대에서는 소비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당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 기본 방역 물품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시민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적어도 당시에는 거리가 오늘날 만큼 얼어붙진 않았다.

구로구 일대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본지 취재진에 코로나 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일대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여기 상인들도 많이 피해를 입었다. 당연한 소리다”라며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이기 때문에 똑같다”고 말했다. 다만 폐업하는 상가로 공실이 많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특별히 그러진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인근 시장가에서는 비교적 행인들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구로구 일대 작은 시장가에서는 상인들끼리 감염병 확산 여파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확인됐다. 구로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0분께 기준 구로구에서도 어느새 총 42명의 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2일 서울 구로구 일대 작은 시장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사진=이별님 기자)
2일 서울 구로구 일대 작은 시장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사진=이별님 기자)

이곳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본지에 “코로나 19로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타격을 엄청나게 입었다. 시장에 장사가 안 된다”고 털어놨다. 해당 가게 앞에는 재난지원금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있었으나 B씨는 소용이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어쩌다 한번 재난지원금으로 구매하는 손님이 오지 그거 가지고 해결이 되나”라며 “매출이 평소에 3분의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세상인 등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곳곳에서 발표되는 지표들은 상황을 더 암담하게 느끼게 만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와 기업 등의 올해 1분기 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다. 서비스업의 올해 3월 대출 잔액은 776조 원으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도·소매와 숙박,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이 12조 원으로 가장 컸다. 코로나 19 위기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대출로 겨우 버텼던 것이다.

코로나 19의 확산도 당분간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국내 코로나 19 총 확진 환자 수는 1만 1,541명이다. 전날인 1일과 비교해 38명이 증가했다. 확진 환자 대부분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확인됐다. 서울에서 14명, 경기에서 15명, 인천에서 8명, 검역 과정에서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38명 중 36명은 지역 발생 사례다. 특히 교회와 물류센터, 제주도 여행객 등 집단 감염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우려가 크다.

이에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달 28일 코로나 19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임대료 인하와 금융 및 세제 차원에서의 총력 지원이 담겨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2조 6,800억 원과 향후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해 1조 2,200억 원을 마련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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