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민간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9·19 남북 군사합의도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력 반발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4일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지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제1부부장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구체적으로 지목한 ‘대북전단’은 지난달 31일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에 날려 보낸 전단이다. 당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 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대북전단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한편,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보수 단체는 그동안 파주, 김포 등 북한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해왔다. 지난 2014년에는 임진각 상인회 등 파주지역 주민들이 “일부 단체들은 한 번 와서 전단을 날리면 그만이지만 주민들은 심리적, 물리적, 경제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 대북 전단을 날리려는 단체와 주민 간의 충돌이 있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통일부 장관도 아니고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며 “군사 합의를 먼저 무시한 것이 누구냐. 북한 아닌가. 얼마 전에도 GP 총격이 있지 않았냐”고 말했다. 김포에서 전단을 뿌린 이유에 대해서는 “김포 뿐 아니라 파주, 연천 등 비무장지대(DMZ) 전역에서 한다. 그날 김포를 선택한 이유는 풍향이나 이런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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