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은 왜 ‘기본소득’에 꽂혔나
김종인은 왜 ‘기본소득’에 꽂혔나
  • 김혜선 기자
  • 승인 2020.06.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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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미래통합당 재건 임무를 맡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화두를 던졌다. 그동안 기본소득 논의는 주로 진보 진영에서 다뤄왔던 주제여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뜬금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좌클릭’을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왜 기본소득에 꽂혔을까.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본소득 문제'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본소득 문제'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비대위원장이 기본소득 논의를 공식화 한 것은 4일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다.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전에 없던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래야 국민의 안정과 사회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도 김 비대위원장은 기본소득 관련한 발언을 내놨다. 지난 3일 김 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모임에서 “통합당에 와서 지향하는 바는 다른 게 아니다. 실질적인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해내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켜야 하는지가 정치의 기본 목표”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서는 “재원 확보가 어려우면 아무리 공감대가 형성돼도 실행이 쉽지 않다”면서도 바로 다음날 기본소득 관련 발언을 이어간 것.

반면 김 비대위원장은 통합당의 정체성으로 통하는 ‘보수’, ‘자유우파’ 등 단어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태도다. 그는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전혀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 비대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합리적 보수’로서 통합당의 이미지를 새롭게 탈바꿈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통합당은 지난 4·15 총선을 통해 소위 ‘태극기부대’로 통하는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정치가 명확한 확장성의 한계를 가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비대위’ 관련 당내 비판을 두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도와서 다시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체질 개선하고, 정책 정당으로 변모하는데 앞장설 생각”이라고 감싼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결국 김 비대위원장의 기본소득 논의는 통합당이 ‘정책 정당’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첫 번째 선언인 셈이다. 이미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첫 번째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통합당이 진취적 정당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정책 측면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의 기본소득 논의는 실질적인 정책 논의로 발전하기 보다는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칠 확률이 높다. 기본소득이 우리나라 정책에 당장 도입이 어렵다는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도 인정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본소득 발언과 관련해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것을 실천을 할 것 같으면 ‘현행 우리나라의 세입수준을 가지고서 과연 기본소득을 지금 시행을 할 수 있겠느냐’ 그것을 따져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은 우리는 그런 점에서 상당히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국민들이 거부한 것, 핀란드·네덜란드 등 나라에서 기본소득 관련 실험에서 성공적인 평가가 나오지 않는 점 등을 예시로 들면서 “(기본소득에는) 정론이 없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김 비대위원장이 기본소득 논의를 꺼낸 이유는 뭘까. 그는 “이 산업사회가 지금 흔히 이야기하는 대로 AI나 이런 인공지능 같은 것이 투입이 돼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미리 논의해야 한다)”며 “지금서부터 기본소득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기본소득을 하려면 어떻게 이것을 형성을 해야 되고, 그것을 제대로 시행하려고 할 것 같으면 재정적인 뒷받침을 어떻게 할 것이고, 이것을 가지고 연구는 계속해서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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