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교수] 해불양수(海不讓水)라(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했던가? 조직의 생존을 위해 시장, 고객, 근로자를 등에 업고 오늘도 막강한 고객의 등쌀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경영자, 근로자의 심정을 그 누가 헤아려 줄 것인가? 작금의 난국에서 직장인이 더욱 긴장해야 하는가? 아니면 경영자가 더욱 긴장을 해야 하는가? 

인간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상황이 복잡할수록 이해관계와 관계없이 촘촘하게 단합을 해 왔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수많은 조직이 있는데 무질서한 저항요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생존을 위해 임금, 근로형태만 양보하는 것이 아닌 이타적인 보편성을 감안해 동일운명체라고 하는 ‘원-팀’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주에는 중앙정부의 요청으로 정부청사에서 4일간 경력직 공채 면접을 진행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틀어 막혀 있던 고용의 환경이 조금씩 유연한 모습을 띄고 있는 형국이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공기관 채용은 올해 2분기에 들어와서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며 이러한 변화가 민간조직에까지 더욱 확산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번 연재는 한국 사회의 저성장 구조의 원인과 이에 따른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 이를 고려한 경력관리의 대처 요령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한국 사회의 저성장 구조의 원인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 성장률 하락, 설비 투자 감소, 수출 감소, 생산 감소, 통상 마찰(특히 미중 통상 마찰), 국제 유가, 고용 부진, 기술 변화의 가속화(글로벌 특허 등록 순위), 인구 구조의 변화(생산 가능한 인구의 감소), 복지 수요 증가, 디플레이션 우려, 질병(코로나19 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호의 경제가 독감이 아니었던 때가 있었던가? 지금 우리 곁에는 앙트레프레너십(기업가 정신)을 외치며 4차 산업의 변화와 코로나19 속에서 버티고 있는 외로운 경영자들이 무한하게 존재하고 있다. 윤봉길 의사와 이순신 장군이 살아 계셨더라면 이들의 처진 어깨를 무한으로 품어 안았을 것이다. 

조직의 경영은 경제의 틀 안에서 진로를 조망한다. 현재 한국 사회의 저성장은 기업 경영 환경의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매출 감소로 인한 투자 위축, 구매 채널의 다양화 추구, 통상 마찰로 인한 SCM(공급망관리) 채널 정비, 채용 규모 감소/축소/연기, 근로 형태의 변화(재택/유연/무유급 또는 휴직), 신규 시장(고객) 개발, 핵심 고객 위주의 타깃(Target) 경영, 보건 경영의 확대, 아웃소싱(Outsourcing) 경영의 확대, 수익구조의 다변화 모색, 사업 구조의 변화, 공유경제에 대한 도전은 이 시대의 경영자라면 누구나 다 고민하고 있는 반복된 숙제가 아닌가? 

이에 따른 직장인의 경력관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가? 우선 직무의 생산성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비대면의 확산과 저성장의 상황에서 해당 직무의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해당 직무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유지,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시점이다. 즉 담당 직무의 핵심 역량에 대한 집중과 조직과 공유를 해야 할 역량 그리고 아웃소싱을 해야 할 역량의 영역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담당 직무를 스스로 기획, 설계, 조직과 협의,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다음은 근무의 양보다는 성과 위주의 근로가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만큼 노력했는가?’ 보다 성과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를 감안해서 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4차 산업의 키워드는 ‘문화와 속도’이기 때문에 속도 경영에 있어서는 실무 담당자가 예측하는 직무분석의 속도가 인사(HR) 담당자가 예측하는 속도보다 앞 선 위치에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담당 업무의 범위, 난이도, 잠재적인 문제를 예측할 수 있으며 이 속에서 개인성과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언택트(Untact) 비즈니스의 확산은 고객관계관리(CRM) 패러다임의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즉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인간관계의 가치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만나지 못하는 환경에서 고객은 어떠한 상품을 선택할 것인가?’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내외 이해관계자들과 관계의 연속성도 중요하지만 상대방과 고객이 요구하는 가치의 본질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직도 중요한 변수이다. 4차 산업은 신직업의 등판이 확산되며 코로나19로 인하여 불특정 주기의 구조조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이직(Voluntary separation)과 비자발적인 이직(involuntary separation)이 예상외로 정기, 수시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직장인은 개인의 진로를 항상 고려하여 사내 CDP(직무 순환)와 이직의 방향(직렬, 파생 직무의 선택)을 다잡아야 한다. 이점을 놓치게 되면 진로 이탈(Flight risk)과 커리어 스모그(Career smog)와는 피할 수 없는 동거(同居) 생활이 될 것이다. 

또한 온라인 업무의 확산으로 인하여 데이터 수집, 분석의 능력이 직무수행의 중요한 역량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데이터 엔지니어링, 수학, 통계, 데이터 수집, 고급 컴퓨팅 스킬 등)와 연관된 역량을 개발함은 물론 실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온라인상의 보안, 컴퓨터 바이러스를 고려한 직무 수행도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관리 포인트가 된다. 

나아가 겸직, 비정규직, 업무의 아웃소싱, 유연근무제로 인하여 고용형태의 변화가 파도처럼 반복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고용형태에 대한 유연한 접근 또한 필요한 시점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진로(핵심 고객의 집중, 조직 규모의 증감, 핵심 상품의 선택, 주주와 경영 의사결정의 진로)와 시장의 진로(소비자의 변화, 경쟁사의 변화, 업종의 변화)를 고려한 직무(일)의 예측, 수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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