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2020학년도 1학기 개강이 미뤄지는 등 대학 학사 일정에 엄청난 차질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1학기 등록금을 환불해야 한다는 입법안이 나온다.

지난달 14일 전국대학생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등록금 반환소송 및 법안개정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4일 전국대학생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등록금 반환소송 및 법안개정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건국대학교에 따르면 대학 당국은 올해 서울캠퍼스 재학생 1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2학기 등록금을 일정 비율 감면해주는 방안을 이번 주 내로 등록금심의소위원회에서 확정 짓기로 했다. 다음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서 비율을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대학이 등록금 감면 결정을 내린 것은 건국대학교가 처음이다.

앞서 건국대학교는 지난 4월부터 총학생회와 8차례에 걸친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건국대학교 총학생회는 재학생 4천여 명을 상대로 ‘학습권 침해에 따른 등록금 부분 환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해 학교 당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대학교의 등록금 감액 결정이 전국의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학생들의 여론을 반영한 법안이 나왔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른바 ‘코로나 19 등록금 환불법’인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193개 4년제 대학 중 ‘1학기 전체 온라인 수업’인 대학이 80개교(41.5%), ‘코로나 안정 시까지 온라인 수업’인 대학이 85개교(44.0%)로 전체 4년제 대학의 85.5%가 결국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한 채 종강을 맞게 된다.

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14일 발표된 전국 18세 이상 500명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1%가 ‘대학등록금 반환, 감면’에 동의했다. 또한 대학생 단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200여 개 대학 재학생 2만여 명에게 설문을 해본 결과 응답자의 99.2%가 ‘상반기 대학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개정안에는 코로나 19와 같은 1급 감염병 등이 국가 재난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등록금 납임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있다. 등록금의 면제와 감액 또는 환급의 비율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정하고, 학교 당국은 등록금 면제 또는 감액 시 학생 전원에게 이를 안내해야 한다.

전 의원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비대면 수업은 2학기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대학 측은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며 “전체 대학생 12.6%가 학자금 대출을 받고, 상당수 대학생이 등록금 일부를 아르바이트로 마련하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사라진 지금 이들은 2학기 등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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